발주 정보 주고 '뒷돈' 챙긴 한수원 보건원 전현직 직원
검찰, 4명 기소…친척 명의로 회사 차려 계약 '싹쓸이'까지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의료기기 납품 계약 정보를 미리 주고 업체로부터 수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 전·현직 직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중 1명은 친인척 명의로 회사를 차려 수십억원대 납품 계약까지 따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박기동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상 뇌물 혐의 등으로 방사선보건원 전 직원 이모(36)씨와 현 직원 조모(40)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뇌물 공여 혐의로 A 업체 대표 김모(39)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보건원이 구매할 의료기기 품목, 수량, 발주 시기 등의 정보를 미리 주는 대가로 A 업체로부터 약 2억2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납품업체가 보건원의 발주 정보를 미리 입수할 경우 해당 품목을 선점해 손쉽게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거액의 금품을 A 업체에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이들에게서 물품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A 업체는 의료기기 제조사와 구매계약을 다른 업체보다 먼저 체결해 해당 기기의 '독점권'을 얻은 뒤 보건원에 납품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씨는 보건원에 재직 중인 2013∼2016년 친·인척 명의로 직접 납품업체를 차려 보건원이 발주하는 10여건의 물품 계약을 '싹쓸이'하고 2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검찰은 이들이 취득한 뇌물에 대해서 몰수·추징 보전 청구 등을 통해 전액 환수 조치하고, 보건원 내부의 추가적인 납품 비리도 계속해서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뇌물 수수 등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지속해서 감시하고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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