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니 이란대통령 취임식…"핵합의 어긴 美에 대응"
"세계와 건설적인 교류는 꼭 필요…경제문제 해결" 강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이란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제12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2기 임기 4년을 시작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지난 4년간 첫 임기 중 이뤘던 여러 분야의 성과를 부각한 뒤 가장 큰 업적으로 핵협상 타결로 이란이 서방의 제재를 벗어나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재편입됐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미국은 핵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이란은 핵합의안을 먼저 어기지는 않겠지만 미국의 위반을 묵과하지 않고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은 불법적이고 효과없는 제재와 위협 정책에 중독된 탓에 핵합의안을 준수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핵합의안 위반은 전세계가 미국을 믿을 수 없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그는 새 정부의 정책 핵심 기조로 자유, 안보, 평화, 발전을 천명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는 국내와 정책에서 평화를 추구하는 정부"라면서 "이제는 '폭탄의 어머니'(미국이 4월 아프가니스탄에 투하한 핵무기 다음으로 강력한 폭탄)의 시대가 아니라 '협상의 어머니'의 시대임을 (미국에) 보여주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 정부는 대화와 협력으로 이웃 국가들과 협력을 증진하고 국제사회와 꼭 필요한 건설적인 관계를 맺어 나가겠다"면서 개방·개혁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이란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발전하고 있지만 물 부족과 실업이라는 큰 문제에 직면했다"면서 "새로 시작하는 정부는 경제 개혁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3년에 이어 올해 5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돼 연임에 성공했다.
이날 취임식엔 한국과 북한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 미주 등 92개국에서 온 고위 사절단이 참석했다.
한국에선 정세균 국회의장이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의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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