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대선 투표 개시…높은 투표율 속 카가메 압승 예상
야당후보 존재감 미미…현지교민 "불이익 염려해 모두 투표소로"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동부 아프리카 르완다의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 투표가 4일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대선에는 1994년 르완다 대학살 이후 권력의 중심에서 나라를 이끌어 온 카가메에 맞서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무명의 두 후보만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로써 3선을 노리는 폴 카가메(59) 현 대통령이 무명 후보들을 제치고 압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민주녹색당(DGP)의 프랑크 하비네자가 유일하게 이번 대선 출마가 허용된 야당후보이며 나머지 후보는 무소속의 필리프 음파이마나라이다.
르완다 정부는 이들 모두 카가메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출마를 허용했다.
카가메는 2015년 98%의 지지율로 3선 개헌을 이루고 이번 대선에 출마했다.
이번에 당선되면, 카가메는 앞으로 7년 임기의 대권에 2번 더 도전할 수 있어 오는 2034년까지 권좌에 머물 수 있다.
수도 키갈리 현지 교민인 A 씨(60세)는 "이날 오전 7시(현지시간) 문을 연 투표소마다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선 가운데 거리는 자동차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교민은 "임시공휴일이긴 하지만, 문을 연 한국식당 등 영업소마다 직원들이 모두 투표소로 달려가 점심영업을 중단하는 곳이 많다"고 밝혀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A 씨는 그러나 "현지에서 암암리에 운영되는 주민감시제로 인해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주민이 받게 될 불이익을 생각하면 대부분 유권자가 투표소로 달려가는 모습은 당연한 일"이라고 귀띔했다.
카가메는 지난 2000년 의회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선출되고서 2003년과 2010년 대선에서 유효득표율 90% 이상을 획득하며 권좌를 지켰다.
많은 국민은 카가메를 파탄에 빠진 국가를 재건한 영웅으로 인식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그러나 카가메가 반정부 인사 암살, 언론탄압 등 독재정치를 펼친다며 비난하고 있다.
이번 르완다 대선에는 총 6백 90여만 명이 유권자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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