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싶은 증시 뺨때려준 정부대책…코스피 조정 본격화하나
지난주부터 외국인 IT주 매물 쏟아내…기관이 받으며 방어
"당분간 조정 계속되지만 상승 기조 꺾이진 않아"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이번 주는 지난주부터 시작된 코스피 조정 흐름이 이어진 한주였다.
지난주부터 외국인의 차익 시현 매물이 계속 쏟아졌지만 기관이 이를 받아주면서 지수를 방어했다.
그러나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과 세법 개정안을 빌미로 그간 코스피 상승을 주도해온 국내 정보기술(IT)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차익 시현이 한꺼번에 쏟아졌고, 이를 계기로 당분간 코스피가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큰 틀의 코스피 상승 기조는 꺾이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2,400.99를 보인 코스피는 일주일 만인 4일 2,395.45로 마쳤다.
한 주 동안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며 소폭 하락한 수준이다.
그동안 액셀을 밟으며 힘차게 달려왔던 것에 비해 무척 달라진 모습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13일부터 24일까지 8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그야말로 거침없이 질주했다.
하지만 이후 코스피는 속도를 줄이고 액셀에서 발을 떼기 시작했다.
이는 외국인의 태도 변화에서 시작됐다.
올해 줄곧 '사자'에 나서며 주가 상승을 견인한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10거래일 중 이달 2일 하루를 제외하곤 모두 순매도를 보였다.
특히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IT주를 팔아치웠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투자정보팀장은 "지난달 말부터 투자심리가 흔들리며 IT주는 차익 시현 매물이 나왔다"며 "최근 코스피 흐름은 조정장세의 연장선상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는데도 그나마 코스피가 2,400선 인근에서 버틴 것은 기관의 순매수 덕분이다.
기관은 외국인의 순매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중 이달 2일 하루 외에는 모두 순매수했다. 10거래일 동안 외국인과 정확히 정반대 모습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코스피가 2일에는 다시 2,430선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2일 대출, 세금, 청약 등을 아우르는 고강도 부동산 대책과 법인세 세율 인상 등을 포함한 세법 개정안을 발표한 뒤 시장은 출렁거렸다.
이는 코스피의 조정 흐름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보탰다.
증시의 최대 호재였던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가 거의 마무리돼 차익 시현 매물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코스피가 등락을 거듭할 것이란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조정 기간에는 전고점인 2,450보다 200∼250포인트 정도 빠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조정 기간이 10월 중순까지 이어질 수 있고 2,25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다소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코스피의 상승 추세가 크게 꺾이거나 우상향 곡선이 훼손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편이다.
경제 기초여건이 탄탄한 데다 일부 우려에도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은 편이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2,000선을 돌파하는 등 해외 증시 상승세도 유지되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대세 상승 기조가 바뀔 정도로 조정이 크진 않은 것 같다"며 "코스피가 하반기에 2,600 정도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상황을 코스피의 추세전환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오히려 긴 호흡으로 조정장 속에서 매수 기회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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