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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왔으니 괜찮다고?"…위험천만한 숙취운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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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왔으니 괜찮다고?"…위험천만한 숙취운전 여전

출근길 단속에도 적발 속출, 운전자들 채혈 요구 잇따라

경기남부 1년간 3천895건 적발…"근절될 때까지 단속 계속"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면허취소 수치라고요? 채혈해 검사해 주세요."

지난 3일 이른 아침 경기도 A 경찰서 관할 도로에서 진행된 출근길 음주단속 현장.

30대 남성이 숙취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음주측정기에 운전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11%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표시되자 측정기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채혈을 요구했다.





뒤이어 혈중알코올농도 0.141%로 단속에 걸린 50대 남성도 똑같은 요구를 하자, 경찰은 두 사람을 병원으로 보내 채혈할 수 있도록 했다.

A경찰서는 이날 오전 5시부터 7시까지 벌인 2시간여의 단속에서 모두 5명의 음주 운전자를 적발했다. 전날 밤이든 몇 시간 전이든 마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숙취 운전자들이다.

A경찰서 관계자는 "채혈하면 음주측정기 수치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도, 혹시나 해서 채혈 요구를 하는 운전자들이 있다"며 "아침에 음주단속에 걸리다 보니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B경찰서 관할에서 진행된 같은 단속에서는 훈방 조치된 운전자들이 잇따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 30대 남성은 음주측정 결과 단속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5%에 미치지 않는 0.035%가 나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전날 초저녁에 술을 조금 마셨는데, 완전히 깬 줄 알고 운전을 한 것"이라며 "아침 일찍부터 음주단속이 있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털어놨다.

B경찰서가 같은 시간 동안 진행한 숙취 단속에서는 4명의 훈방조치 대상자만 나왔다.

B경찰서 관계자는 "음주감지기에 음주가 확인됐다는 의미의 빨간불이 뜬 운전자가 4명이었으나, 음주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모두 훈방 대상이었다"며 "다들 천만다행이라는 표정으로 되돌아갔다"고 전했다.







경찰이 이같이 출근길 음주운전 단속에 나선 것은 전날 마신 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아침에 운전대를 잡는 숙취 운전이 근절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3일 관내 30개 경찰서와 함께 2시간 동안 관내 도로 59곳에서 일제히 숙취 단속을 벌여 84명을 적발했다.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인 면허취소 대상이 17명, 0.05% 이상 0.1% 미만의 면허정지 대상이 61명, 채혈 요구자가 6명이었다.

경찰은 지난해 6월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일가족 3명이 숨진 인천 청라 일가족 사망사고 이후 음주단속을 강화했다.

아울러 경찰서별로 숙취 단속(오전 5시∼7시)을 병행해 왔으나, 아침 음주운전은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 1일 오전 6시 30분께 경기도 광주시 한 도로에서 박모(28)씨가 몰던 마티즈 차량이 인도를 걷던 60대 중국 교포를 치어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박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26%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월 20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1년여간 경기남부지역에서 적발된 숙취운전은 3천895건에 달한다.

경찰은 음주운전은 언제 어디서든 걸릴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아침 숙취운전 단속으로 계속할 방침이다.

아침 음주단속이 잦으면 출근길 교통체증 등으로 운전자 불만이 커지겠지만,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생각하면 단속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음주운전을 하면 밤낮 관계없이 언제라도 적발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며 "시민들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단속에 협조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ky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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