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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에 도움을 준 석탄, 부정적 영향을 준 석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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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에 도움을 준 석탄, 부정적 영향을 준 석유

신간 '탄소 민주주의'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흔히들 민주주의는 인간의 일이고 에너지 자원이나 기후 변화는 자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동 정치경제학 등을 연구해 온 정치학자인 티머시 미첼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석탄과 석유 같은 화석연료가 형성한 사회-기술적 질서가 민주주의에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한다.

그는 '탄소 민주주의'(생각비행 펴냄)에서 석유산업이 중동에 세워진 방식을 추적하면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탄소연료와 근대 민주주의의 관계를 탐구한다.

과거 석탄 에너지를 채굴하던 노동자들은 탄광 파업 등으로 채굴-분배 시스템을 마비시키며 자본의 힘에 대항할 수 있었다. 그러나 탄소 에너지의 중심이 석탄에서 석유로 바뀌면서 노동자들의 힘은 제한되기 시작한다.

석유의 시대는 채굴과 정제, 운송, 소비에 이르는 과정이 석탄의 시대와는 다르게 형성된다. 사람들은 석유를 찾고 송유관과 석유 터미널을 만들며 석유를 열에너지와 수송에너지로 바꾸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소득을 이윤으로 전환한다.

달라진 사회-기술적 질서 속에서 노동자들은 이제 석탄 시대에 가졌던 힘을 잃게 됐다. 20세기 중반 산업화한 주요 국가에서 석탄 에너지 채굴과 분배 시스템이 민주주의 출현에 기여했다면 석유 시스템이 지배하는 중동 지역의 민주주의는 제한됐다.

책은 이어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짚어가면서 에너지의 흐름에서 어떻게 특정 종류의 민주주의 혹은 비민주주의가 발현하는지를 보여준다.

책을 옮긴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들은 "석탄의 시대는 그 에너지원의 특징과 작업방식, 석탄이 흐르는 네트워크가 상호 작용해서 민주화에 도움이 되었지만, 석유의 시대는 민주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에너지의 흐름과 민주주의가 관련이 있다는 시각은 자연스럽게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 대표되는 미래에너지원 시대의 모습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그런 구상에서 섣불리 민주적 가능성을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면서 "각각의 에너지 사회-기술적 시스템 내에는 누군가의 기회의 지점이 되기도 하고 취약성의 지점이 되기도 하는 네트워크와 연결점이 존재한다. 여기에 주목하는 것이 먼저"라고 설명한다. 532쪽. 3만원.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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