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광폭 행보…다르빗슈·싱그라니 영입해 WS 우승 '올인'
다저스서 유망주 3명 받은 텍사스 미래 대비…다르빗슈 FA로 재영입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트레이드 시장 최대어 중 한 명인 우완 투수 다르빗슈 유(31)를 영입해 올 시즌 29년 만의 월드시리즈(WS) 우승에 '올인'했다.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시한(현지시간 7월 31일)인 1일(한국시간), 다저스는 유망주 3명을 텍사스 레인저스에 내주고 다르빗슈를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또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스콧 반 슬라이크 등 2명을 내주고 신시내티 레즈에서 좌완 불펜 요원 토니 싱그라니를 영입해 불펜도 보강했다.
오로지 '가을 잔치'에서 샴페인을 터뜨리기 위한 광폭 행보다.
투타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발휘해 74승 31패를 거두고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승률(0.705)을 구가하는 다저스는 내셔널리그에 배정된 포스트시즌 출전 티켓 5장 중 한 장을 이미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규리그보단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 4승제)-월드시리즈(7전 4승제) 등 WS 우승에 필요한 '11승'을 수확하고자 다르빗슈를 '임대' 성격으로 영입했다는 뜻이다.
다저스가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다르빗슈를 계속 붙들어 놓을지는 알 수 없다. 우선 잔여 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다르빗슈의 강한 어깨에 기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다르빗슈는 올 시즌 6승 9패, 평균자책점 4.01에 그쳤으나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무대를 밟은 2012년부터 팀의 1선발로 활약해 왔다.
2015년 팔꿈치 수술로 통째로 한 해를 쉬었지만, 공의 위력과 내구성은 이미 검증받았다.
다저스는 클레이턴 커쇼, 알렉스 우드, 다르빗슈 등 확실한 선발 투수 3명으로 포스트시즌을 준비한다. 한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단기전에서 '원 투 펀치'와 '원 투 스리 펀치'의 차이는 천양지차다.
다저스는 또 올해 연봉 182만 달러에 불과한 싱그라니를 데려와 왼손 불펜을 강화했다.
지난해 17세이브를 거두기도 한 싱그라니는 탈삼진 능력이 좋아 페드로 바에스-켄리 얀선으로 이뤄진 다저스 우완 철벽 불펜과 좋은 궁합을 이룰 것으로 점쳐진다.
다르빗슈를 다저스로 보낸 텍사스는 사실상 올해를 접었다.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포스트시즌 막차를 타는 와일드카드 2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5.5경기 뒤졌다. '가을 잔치'를 포기할 상황은 아니나 1선발이 없는 처지라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대신에 미래를 내다보고 다저스 팀 내 유망주 4위인 내·외야수 윌리 칼훈, 오른손 투수 A.J 알렉시(17위), 내야수 브렌던 데이비스(27위) 등 유망 자원을 영입해 가용 자원을 확충했다.
텍사스 지역 언론인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은 텍사스가 시즌 후 다르빗슈를 FA로 재영입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가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을 시카고 컵스에 '임대'했다가 시즌 후 다시 데려와 장기 계약한 것처럼 텍사스도 다르빗슈를 다시 품에 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르빗슈는 텍사스를 떠나면서 인터뷰에서 "다시 텍사스로 오지 않겠다"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텍사스가 제시하는 액수에 따라 달렸다고 복귀에 여운을 남겼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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