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16.86

  • 2.00
  • 0.08%
코스닥

685.42

  • 3.86
  • 0.57%
1/3

'보수化' 터키에 반바지 패션↑…"옷차림 간섭 말라" 시위까지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보수化' 터키에 반바지 패션↑…"옷차림 간섭 말라" 시위까지

"자유 추구 심리가 패션으로 표출되는 것" 해석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올여름 터키 이스탄불의 거리에는 쇼츠, 즉 무릎 위 길이의 짧은 반바지 차림 여성이 부쩍 늘었다.

'하의 실종' 패션이 흔한 한국과 달리 유럽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하의를 상의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입는다.

더욱이 인구 대부분이 무슬림인 터키에서는 짧은 반바지 차림이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올여름 이스탄불 거리에서 반바지 패션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이곳 한인들의 얘기다.

이슬람주의를 내세운 '정의개발당'(AKP)이 장기 집권하면서 보수주의가 강화되는 사회에서 과감한 반바지 차림이 늘어나는 현상이 역설적이다.

국가비상사태가 1년 넘게 계속돼 위축된 분위기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심리가 패션으로 표출되는 것이라거나, 비정치적인 주제에서 저항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스탄불에 사는 한인 추제용(38)씨는 "올해 길거리에 여자들의 반바지 패션이 갑자기 늘어났다"면서 "뚜렷한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정부의 이슬람주의 기조에 반발하는 심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는 여성의 옷차림에 간섭하지 말라는 시위까지 벌어졌다.

전날 이스탄불 마츠카민주공원에서 차을라 쾨세(24)라는 여성이 반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자치단체에 고용된 경비원으로부터 폭언을 들은 사건이 계기가 됐다.

쾨세와 목격자들에 따르면 경비원은 "그런 식으로 입고 돌아다니지 말라. 여기는 가족들이 오는 곳이다"고 말하는가 하면, 다른 행인이 항의하자 "성폭행을 당하면 누가 보호를 할 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터키 여성권리협의회는 사건이 벌어진 마츠카공원에서 '내 옷차림에 간섭하지 마'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며 "내 옷, 내 반바지, 내 삶에 끼어들지 말라"고 구호를 외쳤다.

또 31일에는 대중교통수단에 반바지를 걸어 놓는 시위를 벌이고, '옷차림에 간섭하지 마'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시위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쾨세는 이날 경비원을 형사 고소했다고 터키언론이 보도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