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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中거장 치바이스…새우·나팔꽃·배추로 빚은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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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中거장 치바이스…새우·나팔꽃·배추로 빚은 아름다움

21세기 중국 최고 작가…예술의전당에서 10월 8일까지 특별전

사드 여파 속 주목… 후난성 박물관 학예실장 "예술·정치 분리돼야"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새우 여러 마리가 길고 좁은 화폭에 들어찼다.

저마다 멋대로 뻗은 수염과 다리를 움직여 꼬물거린다. 짙고 연한 농담으로 표현한 몸체 마디마디에서는 리듬감이 느껴진다.

붓 한 자루를 휘둘러 이렇게 생기 가득한 그림을 그려낸 이는 중국 근·현대 화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받는 치바이스(齊白石·1864~1957)다.

세상을 떠난 지 60년이 지났지만, 치바이스는 파블로 피카소에도 뒤지지 않는 작가로 심심찮게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선다.

작품 거래 규모 면에서도 세계에서 첫손에 꼽힌다.

82세에 그린 '송백고립도·전서사언련'(松柏高立圖·篆書四言聯)은 2011년 중국 근현대 회화 중 사상 최고가인 4억2천550만 위안(약 710억 원)에 낙찰됐다.

천문학적인 작품가만으로도 흥미를 자아내는 치바이스를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31일 개막한 '목장(木匠)에서 거장(巨匠)까지'에는 작가의 고향인 후난성 박물관이 소장한 작품 50점이 나왔다.

회화 42점과 서예 5점, 전각 3점으로 구성됐으며, 이번 전시회의 총 보험가액만 해도 1천500억 원에 달한다.





수만 점에 달하는 치바이스의 작품 대다수는 그가 말년에 근무했던 베이징화원에 소장돼 있다.

회화 250여점, 서예 20여점, 전각 80여점이 있는 후난성 박물관은 규모 면에서 적지만, 초기부터 말기까지 시기별 작품을 고루 소장하고 있다.

개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유강 후난성박물관 학예실장은 "치바이스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가진 작가"라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치바이스가 이렇게 크나큰 영향력을 가지는 까닭은 일상에서 보고 느낀 사물을 붓을 통해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치바이스의 그림을 보면 친숙함을 느끼는 한편, 이를 통해 예술의 형상도 느끼게 됩니다."

후난성 샹탄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목공일로 밥벌이를 했던 치바이스의 작품 주인공들은 새우, 나팔꽃, 배추 등 하나같이 소박하고 정감 가는 사물들이다.

이는 중국에서도 "아이와 아주머니까지 그의 일생을 모두 알 정도로" 사랑받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동국 예술의전당 수석큐레이터는 "다른 화가들이 매란국죽(梅蘭菊竹)을 치고 있을 때 배추나 게, 새우, 쥐 같은 평범한 소재로 문인화가 추구하는 고고한 정신세계까지 끌어올린 작가"라고 설명했다.







'새우'(1948), '부용과 새우'(중후기) 등 새우 그림 2점도 이번 전시에 포함됐다.

유강 학예실장은 이들 작품 감상을 권하면서 "흔히들 중국화의 3대 대가 대표작으로 치바이스(齊白石·제백석)의 새우, 쉬페이훙(徐悲鴻·서비홍)의 말, 황저우의 당나귀를 꼽는다. 치바이스는 새우를 너무나 새로운 경지까지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완화되는 듯한 분위기 속에 성사됐다.

이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 준비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면서 "이는 치바이스의 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유강 학예실장도 "문제점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해결할 방법이 많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문화예술과 정치는 별개로 나뉘어 있어야 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양국의 문화교류를 촉진할 수 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치바이스기념관에 소장된 유품과 자료 83점, 현대의 한국과 중국 작가들이 거장에게 헌정하는 작품 40여 점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8일까지. 문의 ☎ 02-580-1055.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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