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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형식 달랐던 中 건군절 열병식…"시진핑 단독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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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형식 달랐던 中 건군절 열병식…"시진핑 단독 주인공"

실전형 작전 강조…열병식장엔 멀리 대만 총통부 모형건물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군이 30일 네이멍구(內蒙古) 주르허(朱日和) 사막 훈련기지에서 치른 건군절 열병식은 각종 의전과 형식 면에서 과거와는 달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이날 열병식에서 얼룩무늬 위장 전투복 차림으로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을 대동하지 않은 채 홀로 단상에 오른 뒤 야전용 지프차량에 탑승해 사열했다.

과거 열병식에서 중국 최고지도자가 인민복 차림으로 검은색 훙치(紅旗) 승용차에 올라 사열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그동안 국경절이나 전승절 등의 다른 명분으로 치러졌던 군 열병식과 달리 이번 열병식은 1949년 신중국이 만들어진 이래 중국군이 처음으로 거행한 건군 기념 열병식이다. 중국은 1927년 8월 1일 공산당 홍군(紅軍)의 난창(南昌) 무장봉기를 인민해방군의 건군절로 기념하고 있다.

개혁·개방을 지휘하던 덩샤오핑(鄧小平)이 지난 1981년 화북(華北) 군사훈련과 함께 실시한 열병식 이래 36년 만에 처음으로 톈안먼(天安門) 광장이 아닌 사막 훈련장에서 치러졌다는 점도 이채롭다.

덩샤오핑은 1981년 화북 열병식 당시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었을 뿐 국가주석은 아니었다. 따라서 당시 열병식은 군대급 열병식이었으나 이번에는 국가급으로 격상됐다는 평이 나온다.

덩샤오핑이 주재한 열병식에는 당시 몸이 좋지 않았던 예젠잉(葉劍英) 전 부주석을 빼고는 모든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자리를 함께 했으나 이번에는 시 주석과 군 고위층 뿐이었다.

전직 지도자나 원로간부들, 외국 참관단, 외교사절 등도 초청되지 않았다.

시 주석을 주인공으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군 내부의 충성 맹세를 받는 의미가 강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열병식에서 사열받는 부대원들의 응답 경례가 전통적인 '서우장하오'(首長好·수령님, 안녕하십니까)에서 '주시하오'(主席好·주석님, 안녕하십니까)로 바뀐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통상 열병식에서 최고지도자가 '퉁즈먼 하오'(同志們好·동지 여러분 안녕), '퉁즈먼 신쿠러'(同志們辛苦了·동지 여러분 수고했습니다)를 선창하면 장병들은 '서우장하오', '웨이런민푸우'(爲人民服務·인민을 위해 봉사할 따름입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이번 열병식에서 지난달 말 홍콩 주권반환 20주년에 맞춘 홍콩 주둔군 열병식에 이어 '서우장'(수령)이라는 막연한 호칭 대신에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서 군 통수권자 직위를 호칭으로 사용했다.




중국 매체들은 "중앙군사위 주석 책임제는 헌법에 명문화된 제도로 새 경례구호를 통해 중앙군사위 주석으로서 직위와 전군을 지휘하는 사령관으로서 태도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전투복을 입은 시 주석처럼 열병식 초병들도 예복 대신에 얼룩무늬 위장복을 입었다. 열병에 참가한 장병들도 거위걸음 도보 행진이 아니라 구보로 행진했다. 이는 이번 열병식이 실전형임을 내세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군 해병대에는 여군들이 처음으로 전투원 신분으로 열병에 참여했다.

모든 연주는 녹음된 곡으로 이뤄졌다. 군악대, 합창대도 없었고 군중의 함성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 쉬루이린(許瑞麟) 연구원은 "이번 열병식 대상은 외국이 아닌 중국 내부를 향해있다"며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그간의 개혁성과를 선전하는 여론전과 함께 이번 열병식은 중국 공산당이 집권의 합법성을 공고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무기·장비 가운데 40%가 새롭게 공개된 신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도 젠(殲)-20 스텔스 전투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31AG은 이번 열병식에서 가장 각광을 받은 무기다. 이번 열병식에서 군 의장대가 들던 과거 육해공 3군기가 로켓군을 합해 4군기로 바뀐 점도 의미가 남다르다.

군사평론가 쑹중핑(宋忠平)은 홍콩 문회보(文匯報)에 "실전능력을 갖춘 현역 무기장비를 대거 보여준 것이 이번 열병식의 특징"이라며 "로켓군이 지상과 해상의 이동 목표에 대한 타격 능력을 전면적으로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 로켓군은 근, 중, 장거리에 걸쳐 재래식 폭탄과 핵탄두 모두를 발사해 적의 감시목표물, 지상목표, 해상 이동체, 면(面) 목표, 점(點)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비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이번 '사막 열병식장'에는 멀리 대만 총통부 건물의 모형으로 보이는 과녁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중앙(CC)TV가 열병식 개회전 주르허기지를 소개하는 영상에서 멀리 대만 총통부 건물의 외관과 흡사한 건축물이 나타났다. 열병식이 진행되는 동안 카메라는 직접 이 건물에 들이대지는 않았다.

중국군이 대만 무력침공을 가정해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 작전을 벌이기 위해 전술훈련장으로 사용하는 한편 타이베이 시가전 공방에 대비한 훈련도 겸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대만 매체들은 분석했다.

황중옌(黃重諺)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중국은 지역평화와 양안안정에 책임있는 대국으로 이처럼 특정 목표를 겨냥한 위협, 도발 행위는 대만인의 반감을 키울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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