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에서 꺼낸 800년 전 고려청자 향로 한자리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내달 1일부터 기획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충남 태안 대섬과 전남 진도 명량해협에서 발굴된 고려청자 향로(香爐)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수중발굴 조사를 통해 확보한 고려청자 향로 8점을 선보이는 기획전 '바다에서 건져낸 향기, 청자향로'를 내달 1일부터 9월 17일까지 전남 목포 해양유물전시관에서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지금까지 수중발굴 과정에서 온전한 형태의 고려청자 향로가 발견된 곳은 태안 대섬과 진도 명량해협 등 2곳뿐이다. 이 지역에서는 중국의 고대 청동기인 정(鼎)과 유사한 '정형(鼎形) 향로'와 동물 장식물이 달린 '장식 향로'가 발굴됐다.
태안 대섬 해저에서는 사자 장식 향로가 2점 발굴됐고, 명량해협에서는 기린·오리·원앙 장식 향로 뚜껑과 연못가 풍경이 묘사된 정형 향로가 나왔다.
이외에도 충남 보령 원산도에서 정형 향로와 장식 향로의 파편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형미는 다소 떨어지지만 익살스러운 표정이 인상적인 사자 장식 향로와 연기 구멍이 꽃 모양으로 만들어진 오리 장식 향로 등을 볼 수 있다.
한송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향로는 불교를 신봉한 고려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게 인식된 물품이었다"며 "특히 청자 향로는 고려 왕실과 귀족이 사용했던 귀중품"이라고 강조했다.
한 연구사는 이어 "바다에서 나온 청자 향로들은 대부분 12∼1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전시에서 특유의 해학과 아름다움을 추구한 고려 사람들의 미의식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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