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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뒤에는 광주 세계수영…수영연맹 정상화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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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뒤에는 광주 세계수영…수영연맹 정상화 '발등의 불'

집행부 없이 1년 4개월째 체육회 관리단체로 표류

"남의 잔치 될라"…대회 성공에 개최국 성적 중요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31일 오전(한국시간) 막을 내리면서 이제 세계수영인들의 눈은 우리나라 광주로 향한다.

차기 대회인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막이 어느덧 2년 앞으로 다가왔다.

광주 세계선수권대회는 2019년 7월 12일부터 28일까지 17일간 열린다. 전 세계수영 동호인들의 잔치인 마스터스선수권대회는 7월 29일부터 8월 11일까지 14일간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치르기는 처음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후쿠오카(2001년), 중국 상하이(2011년)에 이어 광주가 3번째 개최한다.

한국수영은 이번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메달은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 하지만 여러 가능성을 봤다.

박태환(인천시청)은 오랜 공백을 딛고 자유형 400m 4위, 자유형 200m 8위에 오르며 국제무대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안세현(SK텔레콤)은 여자 접영 100m와 200m에서 잇달아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라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두 종목 결승 진출자로 이름을 올렸다.

나아가 결승에서도 접영 100m에서 5위를 차지한 데 이어 접영 200m에서는 메달권을 눈앞에 둔 4위까지 오르며 역대 메이저대회 한국 여자수영선수 최고 성적을 거푸 갈아치웠다.

김서영(경북도청)도 한국 개인혼영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출발대 위에 서며 우울한 한국수영에 낭보를 전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역영을 뒷받침해야 할 한국수영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걱정이 앞선다.






한국수영을 이끌어 나가야 할 대한수영연맹은 1년 4개월째 표류 중이다.

대한수영연맹은 재정악화와 집행부 불법 비리 행위로 지난해 3월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지난해 2월 연맹 상임이사 등 간부들이 불법 비리 행위로 잇따라 구속되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보조금 지원마저 한때 중단되면서 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수영연맹은 현재 대한체육회장인 이기흥 전 회장이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지난해 3월 사퇴한 뒤로 새 수장도 뽑지 못한 채 체육회 관리를 받고 있다.

하지만 관리위원회도 올해 초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인사의 사임에 체육회 인사 등이 맞물리면서 사실상 해체됐다가 새로 구성하는 등 연맹 정상화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 일정도 제때 확정하지 못하면서 선수들은 훈련 등 대회 준비에 큰 차질을 빚었다.

진천선수촌에서의 국가대표 강화훈련 또한 대회 개막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6월 중순에 가서야 시작하면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경영대표 17명 중 3명만이 참가한 채 훈련하는 일도 벌어졌다. 감독 1명, 코치 3명 등으로 꾸려진 대표팀 지도자가 훈련 참가 선수보다 더 많았다.

나머지 선수들은 소속팀, 전담팀과 함께 촌외훈련을 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게다가 수영연맹은 이번 대회에 선수들의 몸 상태를 봐 줄 물리 치료 트레이너조차 보내지 못했다. 일부 선수는 전담팀이 있는 선수의 트레이너에게 잠시 치료를 부탁해야만 했다.






투자 없이 결실을 바랄 수는 없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수영사를 새로 쓴 안세현은 2015년부터 SK텔레콤의 후원으로 세계적 명장 마이클 볼(호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이 급성장했다.

2007년부터 박태환을 후원해온 SK텔레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2012년 런던올림픽 때까지 4년간 박태환의 훈련 전담팀을 직접 운영하며 우리나라 스포츠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전담 지도자인 볼 코치에 체력·의무·통역 및 국제업무 등을 담당한 전문 스태프로 팀을 꾸렸고 4년간 70억 원을 들여 국내외 훈련 및 대회 출전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박태환과 후원 계약이 끝난 뒤로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하던 유망주 발굴 및 육성에 힘을 쏟았다.

시행착오도 있었으나 결국 안세현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번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선전한 박태환, 안세현, 김서영이 형식은 조금씩 달라도 모두 전담팀과 함께 출전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전임 수영연맹 수장인 이기흥 회장이 대한체육회장이 돼 연맹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당장 열악한 재정을 해결하기 위해 후원금 명목 등으로 사재를 털어야 하고 내부 갈등도 봉합해야 하는 수영연맹 회장 자리를 맡겠다고 선뜻 나서는 이가 없는 게 한국수영의 현주소다.

수영연맹과 조직위원회는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향해 달려가는 수레의 양 바퀴다.

특히 개최국의 성적은 대회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수영연맹이라는 한 바퀴가 제구실을 못 한다면 광주 세계선수권대회가 안방에 남의 잔칫상을 차려주는 꼴밖에 되지 않으리라고 많은 수영인은 우려한다.

hosu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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