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4형 발사영상 공개…또 지상 거치 발사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북한은 이번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차량형 이동식발사대(TEL)로 옮겨 지상 발사대에 거치한 뒤 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TV는 28일 자정 무렵 감행한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영상을 편집해 29일 공개했다. 약 2분 30초 분량의 이 영상이 보여준 화성-14형의 발사 방식은 지난 5일 공개한 1차 시험발사 영상과 비슷했다.
어둠이 깔린 자강도 무평리 시험발사 장소에 좌우 각각 8개 바퀴를 단 차량형 이동식발사대가 화성-14형을 탑재한 채 천천히 들어왔다. 발사 장소에 도착한 이동식발사대는 화성-14형을 수직으로 세워 지상 발사대에 거치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1차 시험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발사 준비 과정을 지켜봤으며 다소 긴장한 듯한 얼굴로 참모들과 대화하는 모습도 화면에 잡혔다.
화성-14형은 지난 4일 1차 시험발사와 같이 이동식발사대가 아닌 지상 발사대에 거치돼 발사됐다. 북한은 지난 5월 14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시험발사에서도 차량형 이동식발사대로 미사일을 옮긴 뒤 지상 거치식 발사대로 쏘는 방식을 활용했다.
이런 방식은 고가의 차량형 이동식발사대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선제타격하는 우리 군의 킬 체인을 의식해 이동식발사대가 미사일만 옮기고 현장에서 바로 이탈하도록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보유 중인 이동식발사대는 200여 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과거 이동식발사대를 중국에서 수입했지만, 대북 제재로 이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화성-14형 시험발사에서 선보인 발사 방식은 이동식발사대를 보호할 뿐 아니라 이동식발사대로 미사일 추가 발사를 시도할 수 있어 전술적으로도 이점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상 거치식 발사대에 세워진 화성-14형은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사방으로 화염을 내뿜으며 밤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솟아올랐다. 1단 추진체 밑으로는 주 엔진과 4개의 보조엔진이 뿜어내는 크고 작은 불줄기들도 관측됐다.
화성-14형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안정적으로 솟아올라 주 엔진과 보조엔진의 추력이 상당히 균형 잡혀 있음을 보여줬다.
화성-14형의 1차 시험발사 영상에서는 미사일 동체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1단, 2단 분리 장면도 포함됐지만, 이번 시험발사 영상에는 단 분리 장면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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