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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당제보다 효율적인 일당 체제…中공산당은 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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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당제보다 효율적인 일당 체제…中공산당은 망하지 않는다"

신간 '중국의 정치권력은 어떻게 유지되는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광대한 영토와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 냉전 이후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한 데는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이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 13일 자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가 세상을 떠나자 언론이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통제했다. 강한 권력의 이면에는 반대와 저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억압적 분위기가 존재한다.

이처럼 중국 정부를 이끄는 정당인 공산당을 향한 시선은 대부분 모순적이고 복잡하다. 경제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지만, 현대 민주주의의 가치는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중국 정치체제가 매우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자오후지(趙虎吉) 전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리신팅(李新廷) 중국 산둥대 교수와 함께 쓴 '중국의 정치권력은 어떻게 유지되는가'에서 공산당이 견고하게 작동하는 이유를 분석한다.

25년간 공산당의 공식 교육기관인 당교(黨校)에서 당원을 가르친 자오 전 교수는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가 제시한 개념인 '당-국가체제'와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선발된 '국가 엘리트'를 축으로 공산당의 장기 집권을 설명한다.

당-국가체제는 당이 국가를 지배하는 체제를 뜻한다. 여러 당이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하나의 당이 권력을 틀어쥐고 국가를 운영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이 아무런 시행착오 없이 일당 체제를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고 지적한다. 마지막 왕조인 청이 붕괴할 무렵, 중국에는 300개가 넘는 당파가 있었다. 하지만 다당제는 중국의 역사적 전통과 충돌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과거제, 관료제, 중앙집권제를 원동력 삼아 통합의 메커니즘을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공산당은 국민당과의 다툼에서 승리하기 위해 고도의 결집력을 지닌 조직으로 거듭났고, 결국 1949년 정권을 장악했다. 이후 '광범위한 정당성을 갖춘 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세워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서구적 견해로 보자면 '고인 물'과 같은 일당 체제는 붕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저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엘리트를 수혈하고, 합리적이고 평화롭게 권력을 이양하는 공산당의 현실을 직시하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공산당이 당원들의 당성(黨性), 업무 능력, 지식, 경험을 풍부하게 길러주는 체계를 완성했고, 지도부의 독단적 판단이 아닌 학습과 토론으로 도출한 의견을 중시한다고 부연한다.

결론적으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하다. 중국의 현행 정치체제가 비판받기도 하지만, 당분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메시지는 그다지 신선하지 않다. 다만 공산당의 속살을 다룬 책의 내용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유력한 차기 주자로 거론됐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를 낙마시킨 사건과 맞물려 흥미를 끈다.

"서구에서는 서구식 민주화가 이뤄지지 않는 체제는 언젠가는 꼭 망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는 중국의 현실을 알지 못한 채 서구중심주의로만 중국을 이해해서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메디치미디어. 392쪽. 2만원.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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