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자프로농구팀 이끌고 국내 전훈 나선 김태일 감독
내달 중국체전 대비 담금질…"한국 여자농구 저변 취약해져 걱정"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중국여자프로농구(WCBA) 랴오닝 성 김태일(57) 감독이 최근 선수단을 이끌고 한국 전지훈련을 왔다.
김태일 감독은 올해 1월부터 랴오닝 성 지휘봉을 잡고 8월 말 개막하는 중국 전국체전을 준비하고 있다.
26일 서울 성북구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아산 우리은행과 연습 경기를 치른 김태일 감독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국내 여자프로농구 금호생명 감독을 역임했다.
'만년 하위 팀'이던 금호생명에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안긴 김태일 감독은 2012년 중국 산둥 성 여자 청소년 대표팀을 맡아 중국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랴오닝 성 여자팀을 맡아 당시 중국 전국체전에 참가했던 김 감독은 2013년 말에는 중국 남자프로농구 2부리그인 NBL 허난 성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올해 1월 다시 랴오닝 성으로 복귀했다.
김 감독은 "중국 감독도 4년에 한 번 열리는 중국 체전에 두 차례 나가기 어렵다고 하는데 나는 운이 좋게도 2013년과 올해 체전을 연달아 경험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올해 3월 열린 중국체전 예선을 통과, 8개 팀이 나가는 체전 본선 진출에 성공한 김 감독은 "우리 팀 전력상 본선에 오른 것만 해도 잘한 것인데 일단 본선에서는 8개 팀 가운데 6위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 처음 진출한 지 5년이 된 김 감독은 2017-2018시즌 WCBA 14개 구단 가운데 유일한 한국인 사령탑이다. 한·중 관계가 썩 좋지 않았던 올해 1월에 감독에 선임됐을 정도로 중국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김 감독은 "랴오닝 성이 국가대표 한 명이 없는 팀인데 지난해 12개 팀 가운데 10위를 했다"고 전하며 "올해 14개 팀으로 팀 수가 늘었지만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는 8위가 1차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 출전 중인 한국 대표팀에 대한 걱정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학교 팀 수나 선수 숫자가 너무 줄어들어 저변이 취약해졌다"며 "지금은 당장의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4강에 들었지만 호주, 일본, 중국 등 '3강'보다는 뉴질랜드, 대만 등 우리나라까지 포함한 '3중'에 더 가까운 전력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중국의 경우 팀마다 키 190㎝ 이상 선수들이 대부분 다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키 190㎝ 넘는 선수가 박지수 외에 없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그런데 우리 팀에도 키 190㎝ 이상이 한 명도 없어서 팀에서는 한국 스타일의 공수 전환이 빠르고 수비 전술을 다양하게 바꾸는 농구를 바라고 있다"고 소개하며 9월 체전과 다가오는 2017-2018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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