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은 넘었는데…美상원, '오바마케어 폐지' 첫 개정안 부결
절차개시 후 첫번째 개정안 표결서 43 대 57로 무산
내일 오바마케어폐지法 표결할 듯…공화, 금주 내 개정시도 계속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인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를 향한 문턱을 겨우 넘었으나 이어진 첫 개정안 표결에서 좌절을 맛봤다.
미 상원은 25일(현지시간) 밤 오바마케어의 주요 내용을 폐기하고 공화당 안(案)으로 대체하는 내용의 전면개정안(더 나은 건강보험조정법·BCRA)을 찬성 43명, 반대 57명으로 부결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법안은 미 의회예산국(CBO)의 사전 평가를 거치지 않은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의원 안과 롭 포트먼(공화·오하이오) 의원 안을 포함하고 있어 60명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야만 통과될 수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 48명 전원이 반대하고, 공화당에서도 수전 콜린스(메인)·밥 코커(테네시)·톰 코튼(아칸소)·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딘 헬러(네브래스카)·마이크 리(유타)·제리 모런(캔자스)·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랜드 폴(켄터키) 의원 등 9명의 이탈표가 나왔다고 의회전문지 더힐이 전했다.
이번 표결은 상원 공화당이 '건강보험 안건'의 토론 개시 여부 투표에서 1표 차로 승리해 오바마케어 폐지를 향한 정식 법적 절차에 돌입한 지 불과 6시간 만에 이뤄졌다.
첫 대체 법안으로 제시된 BCRA는 저소득층 의료보장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를 비롯한 오바마케어 핵심 조항들을 폐지 또는 삭감하고, 공화당의 중도그룹과 보수그룹에서 각각 제시한 다양한 대안을 '잡탕식'으로 섞은 전면개정안이다.
여기에는 보험사가 보장 범위가 작은 저가 보험상품을 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크루즈 의원 안과, 메디케이드 혜택을 잃게 될 저소득층의 비용 경감을 위해 추가로 1천억 달러(약 112조 원)를 투입하는 포트먼 의원 안이 포함됐다.
첫 번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음에도 공화당은 금주 안에 오바마케어 폐지 및 개정을 위한 법안 통과를 계속 시도할 방침이다.
당장 26일에는 대체 입법 없이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는 법안에 대한 찬반 표결이 진행될 전망이라고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다만 전면개정안이 무위로 돌아간 만큼 이후 상정할 법안들은 오바마케어의 폐지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NYT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근로자에게 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기업이나 보험 미가입자에 대한 처벌과 같은 오바마케어의 핵심 조항 몇 개만 폐지하는 수준의 '슬림한'(skinny) 개정안 마련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케어 폐지에 사활을 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상원을 향한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번 결과를 커다란 발걸음을 내딘 것"이라며 뇌종양을 딛고 의회로 돌아와 토론 개시 가결에 힘을 보탠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을 가리켜 "그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매우 용감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사드 하라리 레바논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우리는 미국인을 위해 진정으로 훌륭한 건강보험을 향해 전진했다"며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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