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그만 깨어나 '엄마, 선생님' 불러주렴"
광주교육청·유치원 관계자 통학버스 갇혀 1년째 의식불명 어린이 문병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광주시교육청 교직원과 유치원 관계자들이 지난해 통학버스에 갇혔다가 1년째 의식불명에 빠진 A(당시 만3세)군을 문병하고 성금을 전달했다.
광주시교육청 혁신교육과 교직원과 사립유치원연합회·공립유치원 행정가협의회 회원들은 26일 A군이 입원해 있는 전남대학교병원을 방문했다.
이들은 1년째 사경을 헤매고 있는 A군의 부모에게 광주지역 공사립유치원 교원과 행정가협회 소속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 400여만원을 전달했다.
당시 해당 통학버스 사고는 폭염 주의보가 내린 한여름에 발생했다.
A군은 지난해 7월 29일 통학버스에 탑승했으나 하차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교사와 버스 기사의 실수로 폭염 속에 6시간여 동안 버스에 갇혔다.
이날 오후 하원 준비를 위해 차량을 둘러본 버스 기사에 의해 발견된 A군은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지금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A군의 어머니는 의식이 전혀 없는 아이의 병간호를 위해 생업을 뒤로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1년째 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A군의 어머니는 "애교 많고 기쁨을 안겨 주던 아이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말없이 누워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그 무엇보다 힘들다"며 "지금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 아빠' 한번 불러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성금과 고사리 친구들의 편지를 전달한 사립유치원연합회 회장 백희숙 원장과 공립유치원 행정가협의회 회장 박은정 원장은 "같은 부모 입장에서 가슴이 아프다. 자녀가 빨리 회복되기를 모두가 기도하고 있다"고 위로했다.
광주시교육청은 통학버스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통학버스 전수조사와 안전점검을 했으며 지난 1월 예산을 배부해 통학버스 안전장치를 설치하도록 했다.
또 전체 공·사립유치원 교원을 대상으로 안전교육 연수를 추진한 데 이어 앞으로 유아교육 전 기관에 안전 관련 교육자료를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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