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한남 배구협회장 "절반 비즈니스석, 재정 열악해 생긴 문제"
"체코 왕복 비즈니스석 1인당 660만원…지원에 한계 있어"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오한남(65) 대한민국배구협회 신임 회장은 '남녀 대표팀 항공좌석 차별 논란'과 관련해 "열악한 협회의 사정상 지원에 한계가 있다"고 해명하며 이해를 당부했다.
협회는 2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어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한 뒤 오 신임 회장의 취임식을 열었다.
오 신임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비난 여론에 휩싸인 '남녀 대표팀 항공좌석 차별' 논란에 입을 열었다.
협회는 오는 8월 세계선수권 아시아예선을 치르기 위해 이란으로 떠나는 남자 대표팀 14명 전원의 항공편을 비즈니스석으로 예약했지만 26일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결선 개최지인 체코로 떠나는 여자 대표팀의 경우에는 선수 12명 중 6명만 비즈니스석, 나머지 6명은 이코노미석을 배정해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오 신임 회장은 "확인한 결과 여자 대표팀은 4∼5월에 이미 티켓 예약이 된 상태였다"며 "주장 김연경과 홍성진 감독의 건의를 수용해 비즈니스석을 알아봤더니 좌석이 9좌석밖에 없다고 하길래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연구한 끝에 내 키가 183㎝인데, 185㎝ 이상은 비즈니스로 하고 그 이하는 이코노미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러니 감독이 리베로 중 무릎 수술한 선수 한 명을 추가해달라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오 신임 회장은 "사실 대표팀은 얼마 전까지는 다 이코노미로 갔다"며 "연맹에서 1억원 지원을 받았지만, 시합은 많고, 남녀 모두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체코 왕복 비즈니스석은 1인당 660만원이 든다. 그런 애로사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협회의 열악한 재정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예전에는 겨울철에 대통령배 대회를 열어 그 수입으로 협회를 운영할 수 있었으나 프로연맹이 생긴 뒤 수익이 연맹으로 가면서 협회 재정이 열악하다"고 했다.
오 신임 회장은 협회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기획이사로 프로배구에서 잔뼈가 굵은 안남수 전 현대캐피탈 단장을 모셨다고 소개했다.
오 회장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봤다. 내년부터라도 당장 시작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전 협회 회장을 뽑을 때도 출마하라고 했는데, 고사했다"며 "하지만 지금처럼 어려울 때는 정통 배구인이 출마해야 한다고 주변에서 많이 권유해서 회장직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이날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는 새로운 협회 집행부에 대한 대의원들의 인준이 이뤄졌다. 류중탁 명지대 감독이 전무이사에 뽑히는 등 대학연맹 관계자들 중심으로 집행부가 구성되자 일부 대의원들이 크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신임 회장은 "일부 반대가 좀 있었지만 많은 분이 동의해줘서 대의원 회의를 무사히 잘 끝냈다"며 "전 집행부에서도 인사 문제가 가장 예민했다. 공약대로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1·2차 회의를 해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구를 어렸을 때부터 시작해 50여 년 동안 배구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봉사하기 위해 다시 태어나는 협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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