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관계자들 "사실상 프리버스 대체재 중 하나로 영입"
스카라무치 첫 행보도 비서실장급…해고 엄포놓고 분위기 일신 선언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위기를 타개할 구원 투수로 영입한 앤서니 스카라무치 신임 백악관 공보국장이 단순한 공보 참모 역할을 넘어 백악관의 실무 총책임자로 거론되고 있다고 23일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익명의 백악관과 공화당 관계자들은 스카라무치의 영입이 오랫동안 경질설에 시달려온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후임을 겨냥해 결정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월가(街) 출신의 스카라무치가 공화당 내 정통 정치인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과의 사적인 관계를 앞세운 외부인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백악관 2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력과 비슷한 '정치 이단아'들로 채워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스카라무치가 공석인 공보국장 자리를 차고 들어오자 공화당 내에서 '홍보통'으로 입지를 굳혀온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은 그를 인정하지 못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곁을 떠나버렸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를 이끌었던 정통 당료 출신인 프리버스 비서실장 역시 스카라무치의 정치적 경력이 일천하다는 점을 들어 백악관 영입을 극력 반대했다는 후문이다.
프리버스는 최소한 임기 1년을 채우고 싶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사적인 인연을 지닌 외인부대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프리버스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스카라무치를 비롯한 외부 출신 인사들을 후보에 올려놓고 고민 중이라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스카라무치의 초반 행보도 심상치 않다.
스카라무치는 공보 관련 업무 내용과 현안을 상관인 프리버스 비서실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보'하겠다고 선언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스카라무치는 또 휴일인 전날 CNN, 폭스뉴스, CBS 등 주요 방송사들의 프로그램에 잇달아 출연하면서 의욕적으로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백악관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백악관 내 정보 유출 문제를 지적하면서 "정보가 계속 유출된다면, 모든 사람을 해고하겠다", "유출이 멈추지 않는다면 직원들을 점차 줄이겠다"는 등의 월권에 가까운 발언까지 했다.
상관인 프리버스 비서실장의 권한인 인사권을 이제 막 취임한 새내기 공보국장이 자의적으로 휘두르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프리버스 비서실장에 버금가는 권한을 위임해주겠다는 언질을 주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발언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중론이다.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와 함께 대통령의 양대 핵심측근이자 '개국 공신'으로 인식돼온 프리버스 비서실장으로서는 정치적 수모를 충분히 느낄만한 대목이기도 하다.
다만 이처럼 외인부대를 중용하는 경향이 짙어진다면,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함께 경질설에 시달려온 배넌 수석전략가는 오히려 다시 권력의 중심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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