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불참 與의원들 '뒤늦은 반성문'…사과 릴레이
"부끄럽고 송구하다", "잘못된 행동" 페이스북에 자성 글
불참 의원 사무실에 항의 전화 빗발…네티즌과 신경전 벌이기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한지훈 서혜림 기자 =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에 불참해 정족수 부족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여당 의원들이 24일 줄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하며 때늦은 반성문을 썼다.
이날 당내 투톱인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매끄럽지 못했던 추경안 처리를 두고 사과한 데 이어 개별 의원들도 국민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원내대변인인 강훈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부끄럽고 송구스럽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변인은 이어 "불가피한 개인 일정이었지만 불가피하다는 것을 이유로 비판의 목소리를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며 "저 자신을 반성하고,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원내부대표단 회의 후 기자들에게 "(강 원내대변인이 회의에서) 사과를 했고, 국민에게도 필요하면 사과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지도부에게도 "면목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동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유 불문하고 깊이 사과드린다"고 썼다.
기 의원은 "오래전부터 계획된 개인 용무의 해외 일정이었다. 제 생각이 짧았고 저의 책임이다"며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어제 귀국했다"고 설명했다.
김영호 의원 역시 "지난 22일 추가경정예산안 본회의 표결에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어제 2박 3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며 "하루가 급한 추경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저의 미숙한 판단이었고 분명 잘못된 행동이었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홍의락 의원은 "국민 여러분과 지역 주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국회의원으로서 본회의 표결에 참석지 못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변명할 여지가 없다"며 사과글을 올렸다.
이들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 26명은 해외 출장, 개인 일정 등의 이유로 지난 22일 열린 추경안 처리 본회의에 불참했다.
이들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에는 지난 주말부터 본회의 불참에 항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해외 일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은 현지 활동사진과 글을 SNS 등에 올리며 불참 사유를 간접적으로 알렸다.
4선의 강창일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일의원연맹 회장 직책으로 일본을 찾아 아베 신조 총리 등을 만났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올리며 '양해'를 구했다.
'최순실 일가 은닉 재산 찾기'를 위해 독일과 인근 국가를 방문한 안민석 의원도 현지 활동 내용이 담긴 사진과 글을 올렸다.
전날 '효도관광 해명글'을 올려 논란을 부른 이용득 의원은 해명글은 내렸지만, 항의글을 올리는 네티즌과 '댓글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항의 글이 넘쳐나자 "휴가들 다녀오셨나요? 제방에 갑자기 많은 분들이 방문하셨네요. 환영합니다"라며 "일도 중요하고 효도 중요하고? 제 할 일 제가 합니다. 욕심 많은 놈 아니니 저한데 하라 마라 하지 마시고요"라는 글을 달았다.
금태섭 의원도 미국 국무부 초청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문제로 본회의에 본의 아니게 불참했다고 설명한 글을 전날 페이스북에 올렸지만, 현재는 해당 글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본회의에 불참한 것은 아니지만 책임을 통감한다는 의원들도 있었다.
표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동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과 당원, 지지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공당, 공직자로서의 책무에 더욱 매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맡은 홍익표 의원도 "추경통과 과정을 되돌아봤다. 촛불민심과 개혁에 대한 책임감과 치열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동의하고 당원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다시 한 번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현안 과제인 탈원전, 최저임금제 관련 후속조치, 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썼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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