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시민단체 "수해복구 사망 도로보수원 순직 인정하라"
"헌법 평등권 위반…문재인 정부 정책 방향에도 위배 돼"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청주에서 폭우 피해 복구작업을 하다 숨진 충북도 도로보수원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비정규직 없는 충북 만들기 운동본부'는 24일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인사혁신처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일하다 숨진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 소속 도로보수원의 순직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숨진 노동자는 국가의 업무를 수행하다 변을 당했고, 사용자는 명백히 국가"라며 "그런데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순직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이 노동자의 순직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동일한 공무를 수행하다 사망했는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순직'이 아닌 '업무상 재해 중 사망'으로 처리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 위반의 차별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도로관리사업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순직 거부는 더불어 살기를 원했던 촛불 시민의 열망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인사혁신처는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의 순직을 즉각 인정하는 한편 사후에도 동일한 사태가 문제 되지 않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하라"며 "이시종 충북지사는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숨진 도로보수원의 순직이 인정될 때까지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 소속 무기 계약직 도로보수원 박모(50)씨는 지난 16일 최고 300㎜의 폭우가 쏟아진 충북 청주에서 피해 복구작업을 벌인 직후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인권위는 지난 20일 "국가는 공무 중 사망한 자가 공무원 신분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고용주로서 피고용인의 재해 보상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며 숨진 박씨를 순직으로 인정해 줄 것을 인사혁신처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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