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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존재감 높이는 日기시다…"아베, 유임 or 당지도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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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존재감 높이는 日기시다…"아베, 유임 or 당지도부 약속"

아베, 여권 다독이고 敵고이케 칭찬하며 지지층 끌어모으기…개각 성과 '주목'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계에서 '포스트 아베'의 대표 주자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개각에서 기시다 외무상을 유임시키거나 자민당의 지도부에 해당하는 '4역(役)' 중 하나로 임명할 의향을 굳혔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일 밤 기시다 외무상과 식사 자리에서 이 같은 의도를 전달했다고 정부·여당 관계자가 전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개각에서 잠재적 경쟁자인 기시다 외무상을 경질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당 4역은 간사장, 총무회장, 정조회장, 선대위원장 등 주요 보직이다.

여기에는 기시다 외무상을 끌어안아 자신에 대한 책임론을 불식시키면서 향후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외무상은 기시다파를 직접 이끌며 아베 총리가 속한 자민당 내 최대 파벌 호소다(細田)파(의원수 95명)와 경쟁 관계에 있다. 의원 수 46명의 기시다파는 호소다파와 아소파(61명), 누카가(額賀)파(55명) 다음으로 큰 파벌이다.

지금은 내각 멤버로 아베 총리와 한 배를 타고 있지만, 일본 정계에서는 이달 초 자민당의 도쿄도 의회 선거 패배와 다음 달 개각을 계기로 두 사람이 갈라질지 주목을 받고 있다.

선거 후 기시다 외무상이 아베노믹스와 아베 개헌 추진을 비판한 만큼 본격적으로 차기 자민당 총재와 총리 자리를 노리는 행보를 펼치는 것 아니겠느냐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기시다 외무상은 아베 총리와 만나 '대우'를 약속받은 뒤에는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22일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결속해서 정권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개각에 대해 "내 구체적인 자리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 내의 기시다 외무상을 챙기는 한편, 당 밖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에 대해서도 유화적인 발언을 하며 자신에게 등을 돌린 여권 지지층에 대한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21일 한 저녁 자리에서 자신과 자민당에 선거 참패를 안겨준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를 치켜세우며 "고이케 씨는 능력이 좋다.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외에도 연립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와도 21일 회담해 공명당 인사인 이시이 게이치(石井啓一) 국토교통상의 유임 방침을 전달하며 연립여당의 결속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개각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3) 자민당 농림부회장의 입각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래 총리 후보로 불리는 '젊은 피'인 만큼 내각 지지율 견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노림수지만, 본인은 경험 미숙을 이유로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개각을 지지율 하락에서 벗어날 승부수로 보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개각이 기대에 못 미쳤을 경우에는 오히려 지지율이 더 하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 2002년과 2003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집권 시에는 각각의 개각으로 40%대였던 지지율이 60%로 치솟았지만, 1997년 하시모토(橋本) 내각이나 2012년 노다(野田) 내각의 개각에서는 30~40% 수준의 지지율이 20~30%로 떨어지는 역효과가 났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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