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오징어가 안 잡힌다…동해안 어족자원 고갈 위기
감소 추세 고착화 우려…이달 경북 연안 냉수대도 출현
(포항=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 동해안 어획량이 해마다 크게 줄어 어민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동해안은 다양하고 풍부한 어족자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후변화, 남획과 어린 고기 불법포획, 중국어선 싹쓸이 조업 등으로 인해 어족자원이 점차 고갈되고 있다.
23일 경북도와 자유한국당 박명재(포항남·울릉) 의원에 따르면 경북 연근해 어획량은 2000년 14만3천t에서 2010년 13만4천t, 2015년 12만6천t, 2016년 12만t으로 매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산물 생산량은 20년 전의 75% 수준으로 감소 추세다.
대표 효자 어종인 대게는 2005년 2천500t, 2010년 1천800t, 2015년 1천600t, 2016년 1천400t으로 줄었다.
경북 동해안은 전국 대게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나 어획량이 급감해 어민소득이 줄고 판매가격은 치솟아 대게를 즐겨 먹기조차 어려워졌다.
대게 생산량 감소에 가장 큰 원인은 금어기 불법포획과 연중 포획을 금지한 대게 암컷과 어린 대게 남획이다.
행정당국과 해경의 단속에도 불법포획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포항해경은 최근 3년간 대게 불법포획 149건을 단속했다.
오징어도 2012년 7만4천t이었으나 2015년 5만4천700t, 2016년 4만4천200t으로 감소했다.
온난화에 따른 어장 변화와 중국어선의 싹쓸이 조업도 큰 원인이다.
동해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은 2000년 초에는 100여 척에 그쳤으나 2014년에는 1천900여 척까지 늘었다.
울릉은 오징어가 대표 수산물이지만 어획량 감소로 어민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2002년 8천700t이 잡혔으나 2010년 2천900t으로 떨어진 뒤 2016년에는 1천900t으로 급감했다.
가자미류도 2011년 4천300t에서 지난해 2천800t으로 떨어졌다.
어민들은 어족자원이 계속 감소해 생산기반이 붕괴하는 것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다. 주요 어종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어민소득이 줄어들고 소비자 가격은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매년 여름이면 폭염에 따른 고수온, 적조, 냉수대 등으로 양식장 피해도 발생한다.
올해는 아직 적조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영덕∼울산 울주 서생면 진하 연안에는 이달 11일부터 냉수대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경북 어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냉수대 출현으로 아직 양식장 피해는 없으나 어류가 다른 해역으로 이동하면서 어선 어획량도 줄어 어민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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