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나빠요!"…해도 너무한 갑질에 개미는 눈물
오너 리스크로 주가 하락…"소액주주 손해 최소화 장치 필요"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욕설은 기본, 폭행에 횡령까지.
회장님들의 해도 너무한 '갑질'에 애먼 '개미'들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오너 리스크에 추락한 주가는 고스란히 소액주주의 몫이었다.
실제로 막말 논란을 빚은 이장한 회장의 종근당[185750] 3개사는 논란이 불거진 지난 13일과 14일 연이어 하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12일 12만1천500원이었던 종근당 주가는 13일 11만9천원, 14일 11만5천원으로 이틀 만에 5.3% 떨어졌다.
종근당바이오[063160]와 지주사인 종근당홀딩스[001630]도 같은 기간 각각 4.3%, 4.0% 떨어졌다.
종근당은 21일 현재 11만4천500원에 머물러있다. 종근당바이오와 종근당홀딩스도 막말 논란이 터지기 전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은 자신의 차를 모는 운전기사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일삼은 데 대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소액주주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주가가 금방 원상회복한다면 피해를 만회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당장 MP그룹만 해도 정우현 당시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해 4월에는 주가가 4천365원에 달했다.
그러나 가맹점주에 대해 '갑질'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지난 21일 현재 1천315원으로 69.87%나 하락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가맹점에 피자 재료인 치즈를 공급하면서 동생 등 친인척이 운영하는 중간 업체를 반드시 거치게 해 50억원대의 '치즈 통행세'를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오너 리스크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조양호 한진[002320]그룹 회장의 장녀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003490]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으로 2014년 12월 대한항공 주가는 한동안 출렁였다.
롯데그룹은 2015년 7월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형제간 경영권 다툼을 벌이며 위기를 맞았다.
위기는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총수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으로 점점 커졌고, 이 과정에서 호텔롯데의 상장이 무산됐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22일 "롯데쇼핑[023530]의 최근 영업 부진은 경영권 분쟁과 검찰 조사 등이 맞물리며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하림그룹도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에서 부당지원 행위가 의심되는 정황을 파악하고 직권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시에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김홍국 회장은 아들에게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오너 리스크를 줄이고 죄 없는 소액주주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미국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다 보니 경영진들이 아무래도 조심스럽게 행동한다"며 "소액주주 피해에 집단소송제를 통한 손해배상 같은 대응책을 고민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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