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속 유럽갔다 조기귀국 충북도의원 2명 "진심 사죄"
충북도청서 기자회견 "수해 복구 도우며 분골쇄신…내년 선거 불출마 고민"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충북이 사상 최악의 수해를 봤는데도 외유성 유럽연수에 나섰다가 거센 비난을 산 충북도의원 4명 중 조기 귀국한 2명이 20일 도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박봉순(청주8)·더불어민주당 최병윤(음성1) 의원은 이날 오후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모든 비난과 질책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당장 내일부터 모든 일을 제쳐 놓고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 피해 복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에 크게 실망하고 상처를 입은 분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거듭 몸을 낮췄다.
최 의원은 연수 전 이런 논란을 예측하지 못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해가 났는데 과연 가는 게 맞는지 소수 의견이 있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소수 의견을 낸 의원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자신의 지역구인 청주 흥덕구 일대의 수해가 커 더욱 거센 비난을 받은 박 의원은 "잘못한 부분이 있으니 당에서 어떠한 징계를 내리든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사죄의 의미로 내년 지방선거에 불출마하는 것을 신중히 고민해 보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기 약 3시간 전인 이날 오후 1시 40분께 프랑스 파리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과 함께 외유에 나섰던 한국당 김학철(충주1)·박한범 의원은 항공권이 확보되는 대로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의원 4명은 지난 16일 충북에서 22년 만에 최악의 수해가 난 이틀 뒤인 18일 8박 10일의 일정으로 프랑스, 로마 등을 둘러보는 유럽연수를 떠났다.
하지만 국내에서 물난리 속에 외유를 떠났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을 결정했다.
이들 중 김 의원은 지난 19일 일부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외유를 비판하는 여론과 관련,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막말을 해 분노를 샀다.
한국당은 이번 논란과 관련, 당 소속 도의원 3명에 대해 제명 권고로 윤리위원회에 넘겼다. 제명은 당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무거운 당원 징계다.
민주당도 당 소속인 최 의원에 대해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엄중히 문책하겠다"며 중징계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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