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폐지 "급진적" 의견 많아…분리선출로 '다양성 확보' 절충안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민의당은 8·27 전당대회를 한달여 앞둔 20일 당이 직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당대표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도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최고위원회를 폐지하고 당대표에게 과거 제왕적 총재 수준의 권한을 몰아주는 혁신위원회 개편안 대신, 최고위는 유지하는 절충안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국민의당은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혁신위 개편안을 토대로 지도체제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의견을 개진한 의원 10여명은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한 번의 투표로 뽑는 현재의 집단지도체제로는 당 정체성을 확립하고 변화를 주도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혁신위의 개편 방향에 대체로 공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혁신위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무리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고위를 아예 없애고 과거 총재 시절에 버금갈 정도로 당대표에게 권한을 집중시키는 것은 너무 급진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당대표 선거를 분리해 리더십을 강화하는 한편, 최고위를 별도 선출 방식으로 유지하면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대안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브리핑에서 "오늘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면서 "대표와 최고위를 분리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하는 게 옳다는 의견이 주류였다"고 설명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어쨌든 현재 지도체제 방식에서는 탈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어느 정도 권한이 대표에 집중될지의 문제인데, 그 사이에서 어떤 합의점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태일 혁신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조만간 혁신위와 당 소속 의원들간 토론을 통해 의견 수렴을 이어가기로 했다.
당내 한 관계자는 "혁신위 개편안이 파격적이라는 의원이 많았지만, 김 위원장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도 있었다"며 "향후 원외위원장 등 당내 공론화 과정을 더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전날 황주홍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고 조배숙 의원과 김종회 통일위원장을 각각 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전대준비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준비작업에 본격 시동을 건 상태다.
지도체제 개편을 비롯해 전대 준비에 필요한 당헌당규 개정은 전대 한 달 전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다음주까지는 작업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또 당초 계획대로 장충체육관에서 전대를 개최할 경우 수억원의 비용이 드는 점 등을 감안, 중앙선관위의 온라인 투표 시스템인 '케이보팅'을 도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당 안팎에서 '체육관 전대'의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가능하면 국회 안에서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