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애인만 괴롭힌 동네 조폭…항소심서 형량↑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만을 괴롭힌 혐의로 기소된 일명 '동네 조폭'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사회적 취약계층의 안전을 지킬 필요가 있다"며 형량을 늘려 선고했다.
대전고법 형사1부(차문호 부장판사)는 19일 중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51)씨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6시께 함께 술을 마시던 B(50)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B씨를 밀쳐 바닥에 넘어뜨린 뒤 얼굴을 수차례 때려 뇌내출혈 등으로 인한 편마비(뇌졸중)가 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7시 5분께 거동이 불편해 상점 앞 의자에 앉아 쉬고 있던 C(73·여)씨에게 다가가 "왜 의자에서 안 일어나"라며 욕설을 하고 머리채를 잡아 수차례 흔들어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교통사고로 다리 등을 다쳐 전동스쿠터를 타고 지나가던 장애인 D(41)씨에게 "왜 인사를 안 하느냐. 90도로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지나가라"며 때릴 것처럼 협박해 자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90도로 인사를 시키거나, 술을 사러 가야겠다는 이유로 D씨의 스쿠터를 뺏어 타는 등 노인·장애인·여성 등 동네 주민 10여명을 상대로 폭행과 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취약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이유 없이 폭행 및 협박을 반복적으로 지속했다"며 "피고인 때문에 지역 사회가 공포에 시달렸고, 다수의 폭력 전력이 있음에도 동종 범행의 누범 기간에 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이어 "엄하게 처벌해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해 사회적 취약계층을 포함한 지역 사회의 안전을 지킬 필요가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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