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남녀간 결합" 싱가포르, 남편 성전환 부부 혼인 무효화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싱가포르 정부가 남편의 성전환을 문제 삼아 한 부부의 결혼을 무효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이 커플은 지난 2015년 남성과 여성으로 만나 결혼했지만, 이후 남편이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신분증명서에 기재하는 성별도 여성으로 고쳤다.
문제는 이들이 신혼부부용으로 정부가 공급하는 저렴한 아파트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들은 당국에 아파트 구매 신청을 했지만, 결혼 등록소가 남편의 성전환을 이유로 결혼 자체를 무효로 했다. 이로 인해 이들은 정부가 공급하는 아파트의 구매 혜택도 받지 못하게 됐다.
싱가포르 결혼 등록소는 "법률상 결혼은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라며 "결혼을 하려면 두 사람이 각각 남성과 여성이어야 하며, 결혼상태를 유지하려면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 소수자(LGBT) 집단 등에서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리셴룽 총리는 아직 보수적인 싱가포르 사회가 동성 결혼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며 거부했다.
심지어 영국 식민통치 당시부터 내려온 싱가포르 형법은 동성 간의 성관계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성 소수자 권익보호 단체인 사요니의 창립자인 진 총은 "정책은 사회현실을 따라잡아야 한다"며 "결혼은 남녀 간에 하더라도 가족은 다양한 형태와 규모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만 사법원은 지난 5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으로 보는 판결을 한 바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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