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재산 737조 사상 최대…'속 빈 강정' 지적도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기능 부재…"상품 판매 채널로 변질"
금융위 '신탁업법' 제정 여부 내달 공청회 후 최종 결정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신탁 재산 규모가 갈수록 커져 사상 최대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신탁은 고객이 주식, 채권, 예금, 부동산 등의 자산을 맡기면 신탁회사가 일정 기간 운용·관리하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로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상속과 증여 등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본래 취지와 달리 금융회사의 상품판매 채널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커 금융당국이 신탁업 활성화를 위한 '신탁업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업권간 마찰이 있는 점을 고려해 다음 달 공청회를 거쳐 최종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1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신탁 재산은 737조1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이는 1년 전보다 21조6천억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은행의 신탁 재산이 364조7천억원(49.5%)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증권이 196조6천억원(26.7%), 보험이 12조3천억원(1.7%)이었다. 또 부동산신탁회사가 163조5천억원으로 22.1%에 달했다.
신탁 재산별로는 금전신탁이 380조2천억원(51.6%)으로 절반을 넘었으며 재산신탁이 356조8천억원(48.4%)이었다. 그 외 담보부사채 등이 1천억원 정도였다.
금전신탁은 특정금전신탁이 364조6천억원이고 불특정금전신탁은 15조6천억원에 그쳤다. 특정금전신탁은 정기예금형이 81조6천억원, 기업어음(CP) 등 채권형이 81조2천억원, 수시입출금식 특정금전신탁(MMT) 49조2천억원, 파생증권형 35조7천억원, 기타 16조9천억원 등이다.
재산신탁 중에서는 부동산신탁이 195조6천억원으로 가장 많고 금전채권신탁이 158조2천억원, 유가증권신탁이 3조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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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 │ 신탁재산(조원) │ 연도 │ 신탁재산(조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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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3월 말 │ 737.1 │ 2012년 말│ 43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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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말 │ 715.5 │ 2011년 말│ 40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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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말 │ 601.2 │ 2010년 말│ 37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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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말 │ 545.6 │ 2000년 말│ 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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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말 │ 49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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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신탁 재산은 2000년 말만 해도 90조3천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0년 말 370조7천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5년 말 601조2천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말 715조5천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신탁 재산이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과 달리 장기적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전신탁의 경우만 봐도 은행이나 증권사가 주가연계증권(ELS)이나 기업어음(CP), MMT 등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재산신탁의 경우에도 개인을 대상으로 한 종합재산신탁은 거의 없고 기관투자자와 법인을 대상으로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신탁 195조6천억원 중 담보대출을 위한 부동산담보신탁이 125조5천억원이고 토지개발을 위한 부동산토지신탁도 47조4천억원에 달한다.
금융위는 이런 점을 고려해 신탁이 본연의 종합재산관리 기능을 수행하도록 신탁 재산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신탁업 인가 기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신탁업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2009년 자본시장법에 통합된 신탁 규정을 분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은행과 증권업계 간에 신탁업법 제정을 두고 마찰이 빚어진 데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신탁업법을 두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금융위는 우선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관련 규정을 개선한 뒤 신탁업법 제정을 추진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금융위는 현재 금융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 등 3곳에 관련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다. 금융위는 연구용역 결과를 검토하고 다음 달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거친 뒤 최종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탁업법 제정 취지는 신탁을 신탁답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신탁업법 제정이든 자본시장법 개정이든 최종 결론은 다음 달 공청회 이후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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