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 고삐죄기 조짐에 증시 급락…상하이 1.4%↓선전 4.3%↓(종합)
시진핑, 금융공작회의서 '슈퍼 감독기구' 설립 지시…소형주 하락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김경윤 기자 = 중국 정부가 앞으로 금융감독 분야의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치면서 중국 증시가 불안감 속에 급락했다.
17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종가보다 1.43% 내린 3,176.47로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개장 16분 만에 2.57% 급락한 3,139.50까지 떨어졌다가 정오께 가까스로 3,2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다시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선전종합지수는 이날 4.28% 폭락한 1,800.54로 마감했고, 대형주 중심의 CSI 300지수는 1.07% 빠진 3,663.56에 장을 마쳤다.
중국의 나스닥이라고 불리는 선전거래소의 창업판(차이넥스트·ChiNext)은 무려 5.11% 떨어진 1,656.43을 기록했다.
이외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 코스피는 0.43% 오른 2,425.10에, 대만 가권지수는 0.13% 상승한 10,457.54에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는 각각 0.31%, 0.51% 올랐다. 일본 증시는 이날 휴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14∼15일 전국금융공작회의에서 중국정부가 경제에 대한 고삐를 더욱 죌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으며 특히 소형주가 하락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금융산업을 총괄해 관리한 '슈퍼 감독기구'인 금융안정발전위원회 설립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은행과 증권, 보험으로 분리된 감독기구를 총괄하는 기능을 수행할 전망이다.
잭 슈 크레디트스위스 아태지역 투자전략가는 금융공작회의에서 위험이란 단어가 31차례, 규제라는 단어가 28차례나 언급됐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당국이 위험 방지와 완만한 경제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지도부가 금융공작회의에서 직접적인 자금 조달 시스템의 발전에 역점을 둘 것을 다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기업공개(IPO)가 현재와 같이 다소 빠른 속도로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가리킨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풀이했다.
동북(東北)증권의 선정양 애널리스트는 IPO가 늘어날 가능성 때문에 소형주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커졌다고 말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 14일 총 42억 위안(6억2천만 달러) 규모의 IPO 9건을 승인했다.
한편 이날 인민은행이 초단기 금리 시장을 통해 1천400억 위안을 풀었는데도 증시가 급락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공급된 유동성은 지난 6월 6일 이후 최대였다.
보콤 인터내셔널(交銀國際) 홀딩스의 훙하오 중국수석전략가는 "모든 것이 괜찮으면 유동성을 공급할 필요가 없지만 유동성이 공급된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이 같은 반응이 시장의 역발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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