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점 운영 경험 있어야 가맹점 모집…협회, 법제화 건의 예정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맹본부의 '갑질' 등 업계의 적폐 해결을 위한 노력에 나선다.
갑질 논란과 체질 개선 해결책으로 가맹본사와 가맹점의 물품 공동구매, 로열티 제도의 실질적 시행 등을 추진한다.
가맹점을 제대로 운영할 자격이 없는 가맹본사를 걸러내기 위해 프랜차이즈사업 기준을 강화하는 제도 도입도 당국과 국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15일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일부 가맹본부의 갑질 논란으로 산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비대위에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고 가맹본사와 가맹점 간 상생을 위한 방법을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동구매는 가맹본사가 가맹점에 식자재 등을 독점 공급하면서 물류비 등을 빌미로 과도한 비용을 청구해 수익을 남기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이다.
가맹점이 물품 구매에 참여하면 공급 가격이 투명해지므로 가맹본사의 갑질을 차단할 수 있다.
최근 구속된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도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를 통해 가맹점이 치즈를 구매하도록 하면서 이른바 '치즈 통행세'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식자재 등 물품 공동구매와 함께 로열티 제도의 실질적인 시행도 추진한다.
로열티는 가맹점이 브랜드 사용, 상품 제조 노하우 등을 받는 대가로 가맹본사에 지불하는 대가다.
선진국에서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입 대부분이 로열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로열티보다 식자재 공급 등을 통한 수입 비중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가 지난 12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주최한 '윤리경영 실천 선언식'에 이은 토론회에서도 물류 독점 공급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의 공동 구매제도의 도입, 로얄티 제도 정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협회는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사업 기준을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해달라고 건의도 할 예정이다.
가맹본부가 일정 기간 직영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야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프랜차이즈의 기본인 가맹점 관리 시스템조차 갖추지 못하고 가맹비만 챙긴 뒤 문을 닫는 '먹튀' 가맹본부가 업계 위상을 추락시키고 있다"며 진입 강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탈리아와 중국 등 여러 국가는 가맹본부가 최소 1년 이상 직영점을 운영해야 2개 이상의 가맹점 모집을 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가맹 브랜드는 총 5천273개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가맹점이 하나도 없는 곳이 1천630개로 31%를 차지한다.
또한 가맹본부의 94.2%가 매출액 200억 미만이며, 65%는 매출 10억원 미만의 영세기업이다.
매출액 1천억원 이상 기업군은 1.0%에 불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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