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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이정진 "범인이 시청자 가장 무서워하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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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이정진 "범인이 시청자 가장 무서워하게 되길"

"방송보다 실제 사건은 더 잔혹해 분노…정말 잡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요새는 정치인들도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이 국민이 됐잖아요. 각종 강력범죄 사건의 범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도 우리 '끝까지 간다'의 시청자들이 되길 바랍니다."

KBS 1TV '강력반 X파일-끝까지 간다'의 MC 배우 이정진(39)을 최근 여의도에서 만났다. 방송에서 다룬 천안 아산 갱티고개 살인사건의 범인이 15년 만에 잡힌 성과도 거둔 만큼 그는 어느 때보다 범인을 검거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의욕이 넘쳤다.

이정진은 가장 분노하고 마음 아파했던 에피소드를 하나만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전 항상 다음 주 녹화할 사건이 가장 분노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만큼 모든 에피소드가 가슴 아프다. 어떤 것 하나를 고를 수가 없다"고 답했다.

"방송에서는 다 말씀드리지 못하는 부분들이 조금 아쉬울 때도 있어요. 방송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과정을 여과 없이 내보낼 수는 없으니까요. 실제 사건은 훨씬 더 잔혹해요. 사진 같은 걸 보고 있자면 정말 분노하죠. 반드시 범인을 잡아야 합니다."





이정진은 다양한 작품에서 형사 역할을 해왔지만 '끝까지 간다'는 픽션도 팩션도 아닌 그야말로 실제 상황이다 보니 정말 간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그래서 갱티고개 살인사건의 범인 2명이 연달아 잡혔을 때 가장 기쁜 마음으로 SNS에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범인 검거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상황에 대해 "당시에 '끝까지 간다' 녹화 중이었는데 갑자기 전해 들었다"며 "상황이 계속 업데이트돼서 녹화시간이 길어졌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범인들을 꼭 잡아야 한다고 수없이 되뇌었지만 이렇게 빨리 잡힐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영화나 드라마는 대체로 범인이 잡히면서 속 시원하게 끝나지만 현실의 미제 사건은 '답답함' 그 자체다. '끝까지 간다' 역시 갱티고개 사건 같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그 답답함을 풀지 못한 채 끝난다. 그런데 왜 '끝까지 간다'는 미제사건을 택했을까.

이정진은 "그 답답함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답답하다고 묻어둘 순 없잖아요. 누구나 살면서 아픈 기억을 갖게 돼요.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고, 인류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 아픔을 겪음으로써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고 생각하며 성장하죠. 미제사건들은 대한민국의 아픈 기억이에요. 덮는다고 없어지지 않아요. 괴로워도 하나하나 풀어내야 하죠. 그게 '끝까지 간다'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는 그 책임감 때문에 지난 2월 파일럿 방송에 이어 정규 편성된 '끝까지 간다'의 MC를 계속 맡게 됐다. 시청률은 매회 5%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정진은 시청률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봐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시청률을 올려달라는 차원이 아니라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줘서 제보가 많이 들어오면 좋겠어요. 재발 방지와 범인에 대한 경고, 이 두 가지가 이 프로그램의 목적입니다. 2009년 이후에는 국내 살인사건 검거율이 100%라고 들었어요. 그러니까 그 이후 살인을 저지르면 무조건 잡히는 거예요. 그 전의 사건이라도 갱티고개 범인처럼 잡히고요.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방송에 임하고 있습니다."

시청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몰입을 돕기 위해 이정진은 중간중간 나오는 해설 장면에서 모든 대사를 외워서 프롬프터를 보지 않고 하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그는 "각 에피소드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를 많이 하고 의견도 내고 있다"며 "범인에 대한 정보를 많이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제 아이디어였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꼭 다루고 싶은 사건으로는 화성 여성 연쇄 살인사건을 꼽으며 "전 국민이 기억하는 사건이고, 희대의 큰 살인사건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끝까지 간다'에는 강력한 경쟁프로가 있다. SBS TV의 대표적인 탐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다. '그알'에는 말투부터 국민에게 각인된 배우 김상중이 있다.

이정진은 "저도 '그알'의 시청자고 팬이기 때문에 '그알'이 계속 잘되길 바란다"며 "다만 우리는 미제사건에 특화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진행하는 중간중간 수사 자료가 계속 들어오는데 그걸 보고 있으면 정말 사건이 궁금해서 형사들에게 계속 물어보게 된다"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정진은 하반기 본업인 배우의 모습도 다시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끝까지 간다'의 MC를 맡은 후 진정성이 어필됐는지 좋은 작품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사진작가기도 하고, 골프 실력도 수준급이다. 끊임없이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뭐냐고 묻자 "모든 건 '관심'인 것 같다. 그 '관심'을 통해 좋은 일들이 생기고 좋은 사람들과 만난다. 거기서 얻는 에너지는 '끝까지 간다'를 비롯해 작품에서 열심히 달리게 하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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