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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KAI 압수수색…수리온·FA-50 원가 부풀리기·비자금 의혹(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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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KAI 압수수색…수리온·FA-50 원가 부풀리기·비자금 의혹(종합3보)

감사원 수사의뢰 후 장기간 내사…"납세자 재산 손실 결과 초래 가능성"

새 정부 첫 '사정수사'…용역 하도급 '비자금 조성 창구' 가능성 주목

비자금·로비 의혹까지 '스크리닝'…경영진 출국금지·관련자 계좌추적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지헌 기자 =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방산비리 혐의를 포착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문재인 정부가 방위사업 분야 개혁에 강한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검찰이 최근 주목받아온 항공 분야를 첫 타깃으로 삼아 방산비리 척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수사 휴지기' 상태였던 검찰이 '사정'(査正) 급 대형 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개발비 등 원가조작을 통해 제품 가격을 부풀려 부당한 이익을 챙긴 혐의(사기) 등과 관련해 KAI의 경남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 수십 명을 보내 KAI의 회계 자료 등 관련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디지털 자료, 관련자들의 휴대전화 등을 다량 확보했다. 또 회사와 연관업체, 임직원들의 금융거래 계좌도 추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 본사의 경우 버스 2대에 수사진 68명이 타고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KAI는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경공격기 FA-50 등 국산 군사 장비를 개발해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항공 관련 방산업체다.

검찰은 KAI가 수리온, T-50, FA-50 등을 개발해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원가의 한 항목인 개발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최소 수백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국방 당국이 실제 가치보다 비싼 가격으로 무기 체계를 구매하면 결과적으로 납세자들이 불필요한 수백억원대의 부담을 더 지게 된다는 점에서 검찰은 이번 사건에 중요한 의의를 부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감사원의 감사 의뢰를 계기로 장기간 KAI를 내사해왔다.

앞서 감사원은 2015년 KAI가 수리온 개발 과정에서 원가를 부풀려 계상하는 방식으로 547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담당 직원 2명을 수사의뢰한 바 있다.

이후에도 감사원은 KAI의 원가 부풀리기가 수리온 외에 다른 주력 제품에도 적용됐다고 보고 수차례에 걸쳐 검찰에 관련자들을 추가로 수사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KAI의 원가 부풀리기 혐의와 관련해 특정 제품에 국한해서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방산 분야의 원가 문제는 납세자의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와 관련된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KAI가 항공기 설계 업무와 관련해 중소기업에 다수의 용역 하도급을 준 것에도 주목하고 구조적인 비자금 형성 창구가 됐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KAI는 2007∼2014년까지 항공기 개발 관련 용역을 수행하는 A엔지니어링에 247억원어치의 용역을 발주했다.

그러나 A엔지니어링은 단순 사무 업무를 보는 직원을 설계 인력으로 허위로 올리는 식으로 인건비 118억원을 챙긴 것으로 감사 결과 확인됐다. 이를 묵인한 KAI 담당자는 업체로부터 20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수사의뢰됐다.

이 밖에도 검찰은 KAI가 주요 핵심 제품의 선정·납품 과정에서 거액의 상품권을 군과 정치권 관계자들에게 제공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KAI는 2013∼2014년 직원 명절 지급용이라면서 52억원어치의 상품권을 구매했다. 그런데 이 중 17억원어치는 용처를 밝힌 근거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하성용 KAI 대표가 과거 임원 시절 환차익 10억여원을 회사에 등록되지 않은 '한국항공우주' 명의 계좌로 입금하는 등의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칼끝이 원가 부풀리기 규명을 넘어 횡령·로비 의혹으로 뻗어 나갈 경우 KAI 수사는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명실상부한 사정수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정부 실세가 많이 포진한 대구·경북 출신인 하 대표가 2011년 퇴사한 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최고경영자로 복귀한 점, 부인이 박 전 대통령의 종씨이자 먼 친척으로 알려진 점 등을 근거로 그가 전 정부 실세가 관여한 하도급 업체에 일감을 주는 방식으로 경제적 이익을 안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이런 가운데 감사원이 2015년 10월 수리온 원가 부풀리기 등과 관련해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일부 직원을 수사의뢰했는데도 박근혜 정부가 끝날 때까지 검찰이 1년 반 넘게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은 사실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한편, 검찰은 압수물 분석 이후 소환 조사를 앞두고 하 대표 등 KAI 경영진을 포함한 회사 관계자들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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