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사 크리스티 완전 공략·물 위의 나무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춘천 사는 이야기 = '자연'은 언제고 내 소설 속의 주인공 이름으로 하고 싶었던 오랜 바람의 속내 드러냄이며,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밀어로 채워졌던, 초원의 빛 저쪽 두꺼운 어둠 속에 스스로 있으면서 스스로의 존재를 부인한 그대일 것입니다."
김유정문학촌장을 맡고 있는 소설가 전상국의 산문집. 유년 시절부터 자연을 벗 삼는 요즘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짧은 글들에 담았다. 작가는 글을 쓰는 이유가 단 하나라고 말한다. "쓰는 일이 즐겁다."
연인M&B. 254쪽. 1만5천원.
▲ 어제의 나는 내가 아니라고 = 1987년 '심상'으로 등단한 시인 백현의 두 번째 시집.
시편들은 삶이 본질적으로 품고 있는 상실, 현대문명의 생산성과 폭력성이 유발하는 상실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존재의 빛을 밝히고 아름다움을 지켜내는 사물과 풍경을 그린다.
"이른 아침부터 축구장의 잔디를 깎던 트랙터가/ 둔덕에 가득 피어난 풀꽃마저 깎아버렸다// 노란색으로 흔들리면서/ 멀리 보이는 붉은 벽돌 기숙사를 가려주던/ 작은 생명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새벽 창가에서 꽃을 바라보던/ 시간들도 사라지고// 강의실로 향하는 노란 머리의 물결 속에/ 섞이는 젖은 아침// 꽃가루가 흠뻑 묻은 햇살 아래/ 검은 머리 풀꽃 한 송이처럼/ 말라가는 내 그림자" ('익명 - 미시간에서 1' 전문)
문학평론가 김수이는 "백현에게 삶은 상실과 소멸의 분명한 결말을 직시하고 그 과정들을 애써 받아들이면서 오직 존재의 두 발로 걸어가는 무동력의 여행"이라고 말했다.
서정시학. 126쪽. 1만1천원.
▲ 애거사 크리스티 완전 공략 =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모든 작품을 한 권에 정리했다. 줄거리를 소개하고 별점을 매겼지만 스포일러는 없다.
저자 시모쓰키 아오이(霜月蒼)는 일본의 추리소설 평론가다. 평생 추리소설과 함께했지만, 정작 크리스티의 작품은 어린 시절 읽은 몇 편이 전부라는 걸 깨닫고 '전작 평론'에 도전했다고 한다.
한겨레출판. 김은모 옮김. 564쪽. 1만8천원.
▲ 물 위의 나무 = 사회고발 성격의 작품을 주로 써온 작가 백시종의 장편소설. 700년 역사의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5공 치하 엄혹했던 시대상을 조명한다.
수몰지역 은행나무의 앞날을 두고 사람들은 각자 속셈에 따라 갑론을박을 벌인다. 지능이 모자란 영수만 잔꾀를 부리지 않고 은행나무의 생명가치를 순수하게 존중한다. 중절모를 쓴 통치자에게 도발하는 과감함도 지녔다.
은행나무는 한국사의 증인이자 혹독한 시절을 이겨낸 민중의 상징으로 그려진다. 임하댐 건설로 수몰될 뻔하다가 옮겨 심어 보호 중인 경북 안동의 천연기념물 제175호 은행나무를 모티프로 삼았다고 한다.
문예바다. 324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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