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베테랑 이동현, 어둠 속에서 찬란히 빛났다
두 차례 만루 위기 틀어막으며 존재감 과시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어느덧 30대 중반의 베테랑 투수가 됐지만, 이동현(34·LG 트윈스)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LG는 1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12-6 승리를 거두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대포 3방을 터트린 타선이 승리의 원동력이지만 두 차례 위기를 잘 막아낸 이동현이 없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LG는 1-4로 뒤진 3회초 정성훈의 스리런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6회초 1점을 내줬고, 2사 만루의 위기는 계속됐다.
SK가 만루 상황에서 대타 정의윤을 내세우자 LG는 좌완 불펜 진해수를 내리고 이동현으로 맞붙을 놓았다.
큰 것 한 방이면 자칫 승부가 기울 수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이동현은 초구부터 가운데에 힘 있는 직구를 꽂아넣었다.
이동현의 기세에 눌린 듯 정의윤은 평범한 우익수 뜬공으로 고개를 숙였다.
LG는 6회초 이천웅의 적시타로 5-5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이동현은 6회말 1사 1루에서 정진기를 2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으나 2루수 강승호의 2루 송구 실책이 나왔다.
2사 1루 또는 이닝이 끝날 수 있는 상황이 순식간에 1사 2, 3루로 둔갑했다.
하지만 이동현은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숨을 돌렸다. 한동민을 고의사구로 거른 이동현은 김동엽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LG는 이날 경기 전만 해도 팀 분위기가 최악에 가까웠다.
불펜진의 핵심 중 한 명인 윤지웅이 음주 운전 파문을 일으키며 잔여 시즌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고, 선발진의 두 축인 데이비드 허프와 차우찬이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앞이 보이지 않는 칠흑과도 같은 어둠 속에서 이동현은 찬란히 빛났다.
이동현은 두 차례의 결정적인 위기를, 그것으로 야수의 실책으로 촉발된 위기를 든든하게 틀어막았다.
타선이 더욱 힘을 낸 것도 이때부터였다. LG는 7회초 3점, 8회초 3점, 9회초 1점을 보태고 12-6, 더블 스코어로 승리하며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동현은 시즌 2승(1패 1세이브)째를 따내며 팀을 다시 5할 승률(40승 40패 1무)로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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