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 드론…수색·단속 넘어 스포츠·예술공연까지
(전국종합=연합뉴스) 드론(초소형 무인 항공기)이 실종자 수색과 당국의 현장 단속을 넘어 스포츠와 예술공연 분야까지 넘보고 있다.
초창기에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다가 어느새 많은 사람의 취미 활동으로 자리한 드론의 쓰임새가 어디까지 확장할 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5월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동거 남성 살해사건의 범인 조성호(31)가 훼손 시신을 경기 안산시 대부도 방조제 부근에 유기했을 당시 나머지 신체 부위를 찾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드론산업협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방조제 옆 바다와 갯벌 등으로 신체 부위가 유실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광활한 일대를 드론으로 수색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3월 계모의 학대로 숨진 평택 원영이 사건은 초기에 실종 사건으로 분류됐다. 이 때문에 경찰은 폐쇄회로(CC)TV에서 아이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평택 포승공단 내 해안수로 2㎞ 일대를 드론 4대를 투입해 행방을 추적했다.
경기남부청 형사과는 지난해 3월 한국드론산업협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올해까지 살인사건 6건과 원영이 사건 등 모두 7개 사건에 드론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갯벌이나 수로, 산악지대 등 사람이나 차량이 접근하기 힘든 곳이나 위험한 곳이 주요 투입 장소다.
지난해 2월 민간 동호회 팬텀프로와 MOU를 맺은 경기남부청 여성청소년과도 현재까지 치매 노인 등 실종자 수색을 위해 21차례에 걸쳐 동호회 회원들에게 드론 지원을 부탁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색에 필요한 경찰력을 드론 한 대로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보니, 점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경찰 수사 현장에서 드론은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론은 행정 현장에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지난달 경기 평택시는 평택·당진항의 레미콘 사업장, 화력발전소, 공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세먼지와 폐기물 배출 단속에 드론을 동원했다.
드론은 84곳 가운데 43곳(50건, 대기 32·폐기물 18)의 위반내용을 적발함으로써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경남 김해시는 올해 4∼5월 재산세 과세자료 조사를 위해 업무담당자가 직접 드론을 조종해 건물 신축현장, 각종 개발사업 현장을 촬영했다.
시 관계자는 "현장 확인이 쉽지 않은 지형지물을 파악하거나 방문조사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 부담 등을 줄이기 위해 드론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중심에도 드론이 있다.
전북 전주시는 스포츠를 접목한 '드론 축구'를 개발하고 기체를 조종할 선수단 창단까지 마쳤다.
드론 축구는 드론 5대가 한 팀을 이룬 뒤 공중에서 비행하다가 링 모양의 상대방 골대에 들어가면 득점하는 방식의 e스포츠다
시는 지난달 경기 고양시 일산킨텍스에서 '제1회 전주시장배 전국 드론 축구 대회'를 개최, 새로운 형태의 스포츠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 주력하는 중이다.
드론이 선보이는 예술공연도 기대할 만하다.
전주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실시한 '2017년 지역특화콘텐츠개발지원 공모사업'에 지원하면서 드론을 기반으로 한 예술공연 '드론버스킹스'를기획했다.
아직 정부 예산만 따 놓은 상태여서 자세한 내용은 확정된 게 없지만, 음악에 맞춰 드론 여러 대가 다양한 형태의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시는 전했다.
한국드론산업협회 박석종 회장은 13일 "200만원 이하로 값비싸지 않으면서도 카메라 해상도가 높고, 구글맵으로 지점만 입력하면 알아서 움직이는 등 조종이 쉬워서 드론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몇 년 안에는 빅데이터와 접목되면서 외부 명령 없이 스스로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져 더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김종식, 류수현, 임청, 최병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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