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남북공동기도회 사실상 무산…北측 "제재 풀어라"
北 조그련 강명철 "南 정부, 대화의지 진정성 있나"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남북 개신교계가 8·15 광복절을 맞아 북한 평양에서 열려던 공동기도회가 사실상 무산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북측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은 이달 초 독일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새 정부 들어 남북 종교계가 공식 회동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동에 참석한 김영주(65) NCCK 총무는 12일 기독교회관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북측과 8·15 남북공동기도회 개최를 논의했으나 확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총무는 독일에서 북측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중앙위원회의 강명철 위원장과 수차례 만났다면서 강 위원장은 우리 정부가 대화 의지가 있는지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대화와 제재를 동시에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총무는 강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논리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안 맞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종교 간 교류를 결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북측의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8월 이전에 북측과 소통할 공식적인 행사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협상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태이다.
김 총무는 그러나 북측에 인도주의적 협력 재개를 요청했으며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조건 없는 대화에 착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1∼4일 열린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 총회와 7∼8일 열린 한반도에큐메니칼포럼(EFK)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강명철 조그련 위원장과 리정로 부위원장, 김태준 조직부원, 김철영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원 등 북한 인사 네 명이 함께했다.
개신교 목사인 강명철 위원장은 할아버지 강량욱, 아버지 강영섭에 이어 3대째 조그련 위원장을 맡은 북한 교회의 핵심 인물이다. 강량욱은 김일성 주석의 모친인 강반석의 아버지와 6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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