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소방수 장필준, 12세이브 중 절반 이상이 '멀티이닝'
"어려운 타자라 있는 힘 다해 집중했다"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05년 오승환이 등장한 이후, 삼성 라이온즈가 가장 편하게 야구를 볼 수 있는 이닝은 9회였다.
그러나 이것도 옛날이야기가 됐다. 오승환이 일본으로 떠나고, 임창용 역시 우여곡절 끝에 방출되면서 삼성의 뒷문은 텅 비었다.
삼성은 올해 심창민을 주전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다. 고군분투하던 심창민은 4월 걷잡을 수 없게 무너지던 삼성 마운드의 하중을 홀로 책임지다가 지쳤다.
이때 등장한 장필준은 삼성에 한 줄기 '빛'이 됐다. 5월 12일 대구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챙기며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은 장필준은 11일 수원 kt wiz전에서 시즌 12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4-2로 앞선 8회 말 무사 1, 2루에서 등판한 장필준은 한 점도 내주지 않고 9회까지 틀어막으며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심창민이 볼넷 2개로 주자 2명을 남겨 놓은 가운데 마운드에 오른 장필준은 장성우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한꺼번에 올린 뒤 심우준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8회를 마쳤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장필준은 멜 로하스 주니어와 박경수를 연달아 삼진으로 처리한 뒤 윤석민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유한준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팀 승리를 지켰다.
마무리 투수에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9회 등판해 1이닝만 책임지는 것이다. 극도의 긴장감을 품고 마운드에 오르는 마무리 투수는 체력 소모도 그만큼 크다.
장필준은 그러나 올해 12세이브 중 절반이 넘는 7번을 1이닝 이상 던져 팀 승리를 지켰다.
장필준의 잦은 '멀티이닝' 세이브는 허약한 삼성 불펜의 자화상이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장필준은 최선을 다해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기 후 장필준은 "3이닝 홀드는 해본 적 있는데, 2이닝 세이브는 처음이다. 무사 1, 2루에 등판해 어려운 타자라 있는 힘을 다해 집중했다. 1점만 내줘도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어 점수를 안 내주려 했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장필준이 위기에서 등판해 2이닝을 정말 잘 막아줬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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