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 첫 자문회의…기대·우려 교차 속 의견 분출
"구직자 정보 부족 우려", "최종학교 소재지 기재도 금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사전에 편견을 차단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구직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 채용 시 입사지원서에 출신지역·학력 기재와 사진 부착을 금지하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이 전격 도입된 뒤 보완책 마련을 위한 첫 자문회의가 11일 열렸다.
고용노동부는 이성기 차관 주재로 이날 오후 2시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블라인드 채용 자문위원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강순희 경기대 교수, 김세준 국민대 교수 등 학자들과 취업사이트 관계자 등 7명이 참석해 예상되는 문제점과 보완책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주로 구직자에 대한 정보 부족, 명문대 졸업생 역차별, 불필요한 스펙 쌓기 등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 발생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강순희 교수는 "블라인드 채용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른바 '깜깜이 채용'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이력서나 입사지원서 내지 면접에서 구직자 능력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명문대 졸업생들에 대한 이른바 '역차별' 논란도 있다"며 "블라인드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들의 역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저항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블라인드 채용이 요구하는 직무 관련 경험이나 활동과 관련해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강 교수는 블라인드 채용 민간 부문 확대 방침과 관련해 "기업들이 수용할 수 있어야지 정부가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거나 일시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작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종 졸업학교 이름뿐 아니라 소재지도 이력서에 기재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세준 교수는 "최종 학교 소재지를 이력서에 기재하면 블라인드 채용 취지를 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취업 준비생 입장이 다른 걱정 없이 필요한 스펙만 쌓을 수 있도록 새로운 채용제도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블라인드 채용 민간부문 확대를 위해서는 기업 상황을 많이 반영해야 한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구직자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면접 단계 전에는 직무 능력과 관련된 서류는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의에 참석한 취업사이트 관계자들은 "국내 대기업과 외국 기업의 경우 이미 열린 채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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