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홈런더비 우승' 양키스 저지 "환상적인 하루"(종합)
결승에서 사노 꺾고 손쉽게 우승
홈런더비 참가한 블랙먼 "저지는 괴물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괴물 신인' 에런 저지(양키스)가 홈런더비 타이틀까지 '접수'했다.
저지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주 마이애미의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홈런더비 결승에서 미겔 사노(미네소타)를 11-10으로 꺾고 우승했다.
전반기에만 홈런 30개를 때려 단숨에 스타로 올라선 저지는 홈런더비에서 괴력을 보여주며 실력을 과시했다.
메이저리그 홈런더비는 '아웃카운트'제에서 '제한시간'제로 바뀐 뒤 더 많은 홈런이 쏟아지고 있다.
선수는 4분 제한시간 동안 공의 개수와 관계없이 타격할 수 있다. 비거리 440피트(약 134m) 이상 홈런이 2개 이상 나오면 보너스 시간 30초를 얻는다.
1라운드 모두 1개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가장 먼저 나선 사노는 11개를 넘겨 10개를 친 마이크 무스타커스(캔자스시티)를 제쳤다. 게리 산체스(양키스)는 17개로 홈팀 선수인 장칼로 스탠턴(마이애미·16개)을 꺾었다.
찰리 블랙먼(콜로라도)과 코디 벨린저(다저스)의 대결은 더욱 볼만했다. 먼저 친 블랙먼이 14개로 환호했지만, 벨린저는 타임아웃 직전 보너스 시간을 얻어 15개째를 넘겼다.
1라운드 마지막 대진에서 저스틴 보어(마이애미)는 22개를 치고선 승리를 확신했지만, 저지는 밀고 당기며 자유자재로 홈런포를 쏘아대며 23개로 2라운드에 올랐다.
저지는 501피트(약 153m)짜리 홈런으로 1라운드 최장거리 기록까지 세웠다.
2라운드 첫 대결에서는 사노가 산체스를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힘이 빠진 탓인지 산체스는 2라운드 10개에 그쳤고, 사노는 4분 제한시간을 다 쓰지 않고도 11개의 홈런을 때렸다.
양대리그 '괴물 신인'의 맞대결에서는 저지가 낙승했다. 먼저 타석에 선 벨린저는 지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12개에 그쳤고, 저지는 1분을 남겨두고 13개째를 넘겼다.
저지는 2라운드에선 무려 513피트(약 156m)짜리 타구를 날렸다.
저지와 사노의 결승은 다소 싱겁게 끝났다.
사노는 지친 탓인지 4분 동안 홈런 10개를 겨우 넘겼고, 보너스 시간에도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터미네이터' 저지는 결승에서도 홈런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아 손쉽게 우승을 차지했다.
저지는 30초 만에 홈런 4개를 때리더니, 고작 2분 만에 홈런 11개로 사노를 제쳤다.
이날 저지는 양키스 배팅볼 투수 다닐로 발렌틴과 호흡을 맞췄다.
저지는 기자회견에서 "오늘 매 순간을 즐겼다. 다른 선수가 스윙하고, 기자들과 이야기하는 것까지 모두 즐거웠다. 내게는 완벽한 하루"라고 기뻐했다.
5년 전 대학야구 홈런더비에서 우승했던 저지는 "여기는 더 많은 팬이 있고, 아드레날린이 용솟음쳤다. 긴장되고 흥분되며, 믿을 수 없는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홈런더비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저지의 힘에 감탄했다.
블랙먼은 "저지 같이 힘이 좋은 사람은 본적 없다. 그는 괴물"이라고 말했고, 결승에서 패한 사노는 "저지는 지치지 않는다"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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