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스케일' SM타운 콘서트…빗줄기 뚫고 소녀팬 총집결
보아·엑소·소녀시대·슈퍼주니어 한자리에…유노윤호 컴백
"오바마 전 대통령이 샤이니 언급…K팝 사랑 반증"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빗방울이 오락가락한 8일 저녁.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SM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 Ⅵ' 콘서트에 총출동하면서다. SM타운 라이브가 한국에서 열린 건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무대 스케일과 연출의 화려함은 오프닝부터 압도적이었다.
4만5천 명에 달하는 중국, 일본 팬들부터 히잡을 쓴 푸른 눈의 소녀들은 환호성을 쏟아내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공연에는 강타, 보아,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엑소, F(X), 샤이니, NCT127, 레드벨벳 등 한류를 이끄는 아티스트 61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223m 길이의 초대형 무대와 객석 바로 앞의 80m 길이 돌출 무대를 뛰어다니며 52곡을 선사했다.
발광다이오드(LED) 타일 3천 개와 특수 조명이 화려하게 밤하늘을 수놓았고 아티스트들의 움직임에 따라 불기둥이 솟고 거대한 폭죽이 터졌다.
콘서트는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무대로 꽉꽉 채워졌다.
'아시아의 별' 보아는 '더 섀도'(The shadow)를 밀리터리 콘셉트의 강렬한 안무와 함께 소화했고, 신곡 '카모'(CAMO)도 이날 처음으로 공개했다.
엑소의 무대는 레이저 쇼를 방불케 했다. 팬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떼창'을 했고, 이들의 함성은 밤공기를 시원하게 찢으며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지난 4월 제대한 유노윤호는 이날 무대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방탄조끼가 연상되는 황금색 수트를 입고 화염 속에서 걸어 나오는 퍼포먼스는 전쟁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재치있는 컬래버레이션(협업)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가수 뮤지와 개그맨 유세윤이 멤버인 듀오 '유브이'(UV), 슈퍼주니어 멤버 신동이 뭉친 'SUV'는 1990년대 전설적인 그룹 소방차를 오마주한 무대 '메리 맨'으로 더위를 날려버리는 깜찍함을 선사했다.
신동은 "콘서트를 4년 만에 해본다"며 "SM타운도 좋지만 빨리 준비해서 슈퍼주니어 콘서트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슈퍼주니어 김희철은 엑소 백현과 '나비잠'을 부르면서 버즈의 보컬 민경훈 특유의 두성을 따라 해 폭소를 자아냈다.
익숙한 히트곡들도 빠지지 않았다.
완전체로 등장한 소녀시대는 '훗', '파티', '지'(GEE)까지 내달리며 '칼군무'를 선보였다. 티파니는 "올해 소녀시대가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준비 중이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샤이니는 '누난 너무 예뻐'를 열창해 30대 여성 팬들의 시선을 훔쳤고, '셜록'과 '에브리바디'를 잇달아 부르며 여전한 무대 매너를 뽐냈다.
샤이니의 멤버 키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미국 젊은이들이 샤이니를 알기 위해 한국어를 공부한다"고 한 발언을 소개하며 "우리의 자랑거리다. K팝이 사랑받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다만,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 무대에는 멤버 11인 중 희철, 이특, 신동, 예성 네 명만 올라 아쉬움을 낳았다. 군 복무 중인 멤버를 비롯해 팬들과 마찰을 빚어온 성민은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다.
이특은 "더운 날씨만큼이나 제 마음도 참 복잡하고 답답하다"고 씁쓸함을 내비쳤고, 예성은 눈물을 글썽였다.
마지막에는 모든 가수가 한 무대에 올라 H.O.T.의 히트곡 '빛'을 합창했다.
한편, 엠넷 음악 예능 '눈덩이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과 미스틱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윤종신도 공연장에서 함께 와인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날씨는 궂었다. 비가 쏟아졌지만 야외석의 관객들은 우비를 껴입으며 공연 4시간 내내 자리를 지켰다. 일부 팬들은 언론사에서 사용하는 대포 같은 카메라로 무대를 촬영하기도 했다.
SM타운 라이브는 오는 15∼1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 27∼28일 도쿄돔을 시작으로 세계 주요 도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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