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혁신은 '속도전'…대여투쟁은 '속도 조절'
이르면 10일 혁신위원장 임명…이번 주 혁신위 구성 마칠 듯
대여투쟁은 '숨 고르기'…지금은 내공 쌓을 때라고 판단한 듯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당내 혁신작업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홍 대표는 이르면 10일 당내 혁신작업을 주도할 혁신위원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현재 보수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학계 인사를 혁신위원장 후보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주말 직접 만나 혁신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번 주 중에 혁신위원장과의 논의를 거쳐 혁신위원 명단에 대해서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가 혁신위 구성에 속도를 내는 것은 향후 혁신위가 당 혁신작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지난 3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자유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켜온 분들과 보수우파의 대표적인 분들을 섭외해 혁신위를 구성하고 3대 혁신을 전권으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홍 대표는 특히 지난 2005년 11월 혁신위원장을 맡은 경험을 토대로 이번 혁신위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홍 대표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시절 혁신위원장을 맡아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선 1년 반 전 당권-대권 분리 ▲최고위원회의를 통한 집단지도체제 도입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제 등을 핵심으로 하는 혁신안을 관철시켰다.
홍 대표 측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가 과거 그 어느 지도부보다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지니고 있다"며 "지난 2005년 혁신위원장을 맡은 경험이 도움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대표는 대여투쟁에는 속도 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홍 대표는 지난 3일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문재인 정부에 대해 별다른 공격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통령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안 비판은 자중하겠다"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였다.
홍 대표 체제 출범 이후 강효상 대변인이 처음 내놓은 논평도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첫 4강 외교에서 국가안보와 국익의 편에 선 것을 환영한다"는 내용이었다.
정우택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가 문제를 제기하는 내각 인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부적절해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것이 현행 제도다. 거기에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면서 한 발 뒤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여기에는 보수 몰락의 위기 속에서 한국당이 가야 할 길은 강력한 대여투쟁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내공을 쌓는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내 지도부가 강력한 대여투쟁 노선을 구축한다고 해도 당 전반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야성(野性)이 부족한 만큼 현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당의 체질 변화라는 것이다.
다만 어느 정도 당에 대한 정비가 마무리되면 홍 대표도 여당과의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 대표는 과거 야당 시절 이재오·김문수 의원과 함께 대여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홍 대표는 지난 20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초·재선 의원이 주최한 당권주자 토론회에 참석해 "야당이 됐으면 전 조직원이 전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jesus78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