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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격렬시위 왜?…"지구촌 현안 소수·밀실논의 반대"

시위대 10만명 중 수천명 폭력…마지막날 약탈·방화로 얼룩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협하는 격렬시위의 배경으로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특히 지구촌 난제를 두고 세계 지도자들이 '밀실 짬짜미'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많은 시위자를 끌어들이는 동력으로 지목된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G20 회의가 열린 독일 함부르크에서 벌어진 시위 현장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구촌 부조리 해결을 위한 재정지원을 중단했다는 데 대한 반발이 목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세계 각국의 약속인 파리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한 분노도 표출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시리아 내전 개입,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반정부 인사 탄압,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의 부패 추문 등도 시위대의 화를 돋우는 요소로 거론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같은 주요 갈등 요인이 없었을 때도 격렬시위는 비슷했다고 BBC방송은 과거 사례를 소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행정부를 이끌던 2009년 런던, 2010년 토론토 회의에서도 올해 못지않은 마찰이 회의 기간에 분출됐다.

BBC방송은 세계 19개국 정상과 유렵연합(EU) 최고 관리 2명이 몰래 거래를 할 것이라는 생각이 G20 시위의 토대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독일 환경단체에서 나온 시위자 수제 하버는 "난민, 전쟁 등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비참한 상황들을 초래한 이들이 지금 G20 회의를 방문해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버는 "지금 뉴욕 유엔본부에서 130개국이 핵무기를 폐기하기 위한 금지조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런데 핵무기를 보유한 강호들이 여기 앉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우리가 시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자 중에서도 주요 20개국의 회동이라는 개념 자체 때문에 대규모 시위가 가능하다는 견해에 동의하는 이들이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국제정세를 연구하는 줄리아 쿨리크 교수는 "20∼21명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결정을 한다는 게 많은 이들에게 썩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대포, 최루액 분사와 벽돌, 화염병 투척이 난무하는 시위가 현재 지구촌 각국 지면을 장식하고 있지만 한편에는 평화시위도 있다.

함부르크를 찾은 시위대는 10만명 정도인데 미디어에 노출되는 과격 시위대를 제외한 대다수가 폭력을 행사하고 있지 않다.

물리적 충돌이 없이 비정부기구(NGO), 정당 등이 참석하는 대안 정상회의 같은 평화적 행사도 다채롭게 열리고 있다.

독일 당국도 시위 참여자들 가운데 8천명 정도만 폭력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해왔다.




그러나 '웰컴 투 헬'(Welcome to Hell)이라는 이름까지 붙인 거리시위는 도를 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dpa통신에 따르면 7∼8일 밤사이에 열린 거리시위에서 참가자들은 도로에 장애물을 쌓고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자 500여명은 상점을 약탈하고 불을 놓았으며 경찰을 새총과 화염병으로 공격했다.

독일 당국은 경찰관 197명이 다쳤으나 중태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폭력시위로 수감된 시위자는 총 100명이라고 설명했다.

8일 새벽에 건물들에서 벌어진 충돌은 특히 극심해 우려를 샀다.

경찰 수백 명이 폭력 시위자들을 잡으러 건물로 들어가다가 쇠파이프, 화염병 공격을 받았다. 결국 특수부대가 출동해 시위자 13명을 체포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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