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어떻게 만들까요?" 시민에게 물어보지만…
지자체·공공기관 아이디어 공모…'실효성 낮다' 우려도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일자리 창출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새 정부 국정과제 1순위인 일자리 정책 기조에 발맞춘 움직임인데, 대부분 현실성 없는 안이 제시돼 공모전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와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오는 31일까지 지역 내 일자리 창출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한다.
청년·여성, 지역산업·사회·문화, 공공서비스 확충, 창업 활성화, 도농 상생 일자리 등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시민이나 기관 모두 참여할 수 있는데, 기관의 경우 유관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
시상금은 350만원을 내걸었다. 기관에는 내년도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 공모에 우선 참여할 수 있는 특전도 주기로 했다.
경남도 역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도에서 추진 가능한 아이디어를 받고 있다.
고용절벽을 해소할 방법이나 더 좋고 많은 일자리로 도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안을 다음 달 4일까지 모을 예정이다.
충남도와 전남도 등 다른 자치단체도 양질의 일자리 구상을 위해 시민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
공공기관인 산림청은 산림 분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모았다.
숲을 이용한 민간 일자리 창출·성장 유도, 도시 숲·정원·가로수·목제품·목조건축 등 분야에서 만들 수 있는 고부가가치 일자리, 귀농·귀산촌 활성화 정착을 위한 산림 분야 일자리 등 특화한 주제로 선별했다.
이들 안에 대해선 자체 제안심사위원회를 거쳐 이달 중순께 포상한다.
아울러 검토 가치가 높은 정책은 행정자치부에 중앙우수 제안으로 추천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런 프로젝트가 별반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아이디어 집행 가능성이 낮아 공모가 자칫 '속 빈 강정'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충남 천안시는 300만원 예산 배정에 청년·중장년·여성·노인·장애인 등 분야를 나눌 만큼 공모전을 신경 써서 추진했다.
그런데 막상 제시된 의견은 많지 않았다. 게다가 실효성이나 행정 적합도가 높지도 않았다.
시 관계자는 8일 "현재 안을 추리고 있는 단계이지만, 현실성 측면에서 고민이 많다"며 "전체 내용보다는 세부적으로 한 두 단락 쓸 만한 부분을 뽑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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