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악마들아"…'골프연습장 납치·살해' 현장검증 아수라장
심천우·강정임 호송차서 내리자 주변서 욕설, 삿대질…일부 유가족 달려들어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이 악마들아, 머리 안 들어? 왜 아직까지 밥 먹고 살아있나. 죽어야 하는데. 빨리 사형시켜라."
'골프연습장 40대 주부 납치·살해' 피의자 심천우(31)와 강정임(36·여)이 호송차에서 내리자 주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주변에서 일제히 이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원색적인 욕설을 쏟아냈다. 통곡 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들의 얼굴을 보자 흥분을 참지 못한 희생자 A(47·여)씨 남편은 욕설을 퍼부으며 폴리스라인을 넘어 심천우에게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경찰관들이 달라붙어 남편을 현장 외곽으로 밀어냈다. 남편은 욕을 하거나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7일 오전 경남 창원 시내 한 골프연습장 주차장. 이 연습장에 들렀다가 귀가하던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사건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피의자들은 지난달 24일 오후 8시 30분께 이곳에서 A 씨를 납치했다.
이날 현장에는 유가족과 시민 등 60여명이 몰려들어 북적거렸다.
오전 9시께 현장에 도착한 심천우와 강정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평소보다 더 굳은 표정으로 현장검증에 임했다.
주변에서 고함과 욕설이 쏟아지자 유가족이나 시민 난입을 우려한 경찰은 심천우와 강정임을 호송차로 다시 돌려보낸 뒤 현장을 통제하기도 했다.
잠시 뒤 다시 차에서 내린 심과 강은 고함과 욕설에 위축된 듯 경찰 손에 이끌리다시피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이들이 호송차에서 내리기 전까지 경찰에게 현장검증과 관련해 궁금점을 물으며 차분한 모습을 보였던 남편은 현장검증이 끝나는 순간까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심과 강이 A 씨를 자신들의 차량 뒷좌석에 태우는 대목에서는 이들에게 물이 담긴 물통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
이들이 하차하기 전부터 호송차 주변을 떠나지 못한 A 씨 어머니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을 훔쳤다.
피의자들이 납치 장면 현장검증을 마치고 다시 차로 돌아가자 이번에는 A 씨 시누이가 울음을 터뜨리며 이들에게 달려들다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어수선한 현장 분위기 때문인 듯 경찰은 신속하게 현장검증을 마쳤다.
두 피의자가 탄 호송차가 현장을 떠난 뒤에도 통곡과 욕설은 그치지 않았다.
앞서 현장검증 준비를 위해 창원서부경찰서에 잠시 들른 심천우와 강정임을 향해 "지금 심경이 어떠냐", "계획살인 인정하느냐", "범행 후회하느냐", "하고 싶은 말은 없나" 등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둘은 여전히 침묵했다.
이들은 경남 고성의 한 버려진 주유소에서 A씨를 살해하는 모습을 재연한 뒤 경남 진주 진수대교로 이동, A 씨 시신유기 과정을 검증할 예정이다.
home12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