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장어 양식 길 열려…유생을 실붕장어로 키우는 데 성공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바다 장어의 일종으로 '아나고'라고 불리는 붕장어를 대량으로 인공양식하는 길이 열렸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는 봄철에 남해안의 연안 정치망에 혼획돼 버려지는 붕장어 유생들을 사육수조에서 몸길이 20㎝ 정도의 실붕장어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유생은 알에서 부화한 물고기가 제 모습을 갖추기 전 단계로 어른 물고기와는 형태가 많이 다르다.
붕장어 유생은 몸이 납작하고 투명한 버들잎 같은 모양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불투명한 흰색의 긴 원통형으로 형태를 바꾼 뒤 검은색의 실뱀장어가 된다.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는 붕장어는 필리핀 서쪽 외해의 깊은 수심에서 알을 낳으며 부화한 유생은 대마난류를 타고 우리 연안으로 이동해 만의 입구나 섬 주위의 해수 흐름이 느린 곳에 모인다.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어민들이 설치한 그물에 멸치 등 물고기와 함께 잡히는데 대부분 버려지거나 멸치 등과 함께 양식장의 사료로 쓰인다.
수산과학원은 이렇게 혼획된 붕장어 유생들을 산 채로 실내 사육수조로 옮겨 검은색을 띤 실붕장어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현재 사육수조에서는 몸길이 20㎝, 체중 10g 안팎의 실붕장어 1만여 마리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25도 이상의 수온을 유지하고 인공 배합사료를 공급한 결과 유생의 80% 이상이 생존했다고 밝혔다.
다른 장어류보다 상대적으로 싼 붕장어는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지만 매년 어획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어획량은 1만2천600여t으로 2008년과 비교하면 31%나 줄었다. 최근에는 가격이 ㎏당 1만8천원 이상으로 올랐다.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연간 30t 가량의 붕장어 유생이 혼획되는데 이를 양식해 몸무게 500g짜리 붕장어로 키우면 6천500t에 이른다.
수산과학원은 붕장어의 성장단계별 양식기술을 확보해 산업화를 모색하는 한편 바다에 방류해 자원을 늘리는 계획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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