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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홍길동이 꿈꾼 그 섬'…전북 부안 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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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홍길동이 꿈꾼 그 섬'…전북 부안 위도

세계 유일 하얀 꽃무릇 자생지

9월 '달빛 보고 밤새 걷기 축제'…보고 먹고 즐길 거리 풍성

(부안=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전북 서해안인 부안은 풍요로움의 다른 이름이다.

부안은 예부터 산과 바다, 비옥한 토지가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맛과 풍경, 이야기 등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해서 '변산삼락'(邊山三樂)이라 불렸다.


'생거(生居) 부안'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생거 부안'은 조선 시대 암행어사 박문수가 "어염시초(물고기·소금·땔나무)가 풍부해 부모를 봉양하기 좋으니 '생거 부안'이로구나"라고 한 말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사람 살기 좋은 곳이란 말이다.

특히 부안 위도는 한국 문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고슴도치를 닮아 '고슴도치 위(蝟)'를 쓰는 위도는 고운 모래와 울창한 숲, 기암괴석과 빼어난 해안 풍경, 수산자원이 풍부해 허균이 '홍길동전'을 통해 꿈꾸던 이상향 율도국의 모델로 그려졌다.


심청전에서 효녀 심청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몸을 던진 인당수가 위도의 부속도서인 임수도 해역이라는 설도 전해진다.

섬은 고슴도치가 편안히 누운 모양새다.

위도에는 파장금, 정금, 논금, 미영금 등 '금(金)'자가 들어간 지명이 많다. 조기어장이 형성돼 파시가 열렸을 정도로 수산물이 많이 잡혀 돈이 몰렸던 곳이었기에 이런 지명이 붙었다고 한다.

섬 여행은 육지 여행을 갈 때와는 다른 설렘을 느끼게 한다.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 여행이 일상의 일시 단절을 의미한다면 섬 여행자는 육지 길에서 물길로 물리적 단절을 경험한다.

역설적이게도 '단절의 힐링'이 가능한 곳이 위도다.

위도는 격포항에서 14㎞가량 떨어져 배로 50분이면 도착한다. 위도 해안가 절벽은 섬 장관을 병풍 삼아 고기를 낚는 바다 낚시터로 유명하다.

고운 모래가 펼쳐진 위도해수욕장. 특히 해지는 저녁 바다 멀리 왕등도를 배경으로 그려지는 노을은 장관을 이룬다.

위도에는 엽전으로 정금다리를 놓으려 했다는 안동 장씨 이야기와 형제섬 전설, 피동지 전설, 칠산바다 전설, 대룡샘 전설 등 수많은 스토리로 가득 채워졌다.


1978년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제19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전해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은 '위도 띠뱃놀이'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위도 띠뱃놀이는 170여 년 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임금님 진상품인 칠산조기가 많이 잡히는 대리마을 앞 칠산바다에 산다는 용왕에게 만선과 행복을 적은 띠지와 오색기, 어부를 상징하는 허수아비 7개, 어선 모양의 띠배를 갈대와 볏짚으로 제작해 바다에 띄우게 되는 풍어제로 중요무형문화재(82-3호)로 지정돼 있다.


백미는 '위도 8경'이다.

위도 8경은 내원모종(內院暮鐘)·정금취연(井金炊煙)·식도어가(食島漁歌)·망봉제월(望峰霽月)·봉산출운(鳳山出雲)·신소귀범(船所歸帆)·왕등낙조(旺嶝落照)·용연창조(龍淵漲潮)를 말한다.

일경인 '내원모종'은 위도면 치도리에 있는 내암에서 아침·저녁에 은은히 울려 퍼지는 종소리로 '평화와 정서를 안겨주는 아름다운 소리'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이경인 '정금취연'은 진리 앞 정금도의 초가집에서 저녁밥을 지을 무렵 뿌연 연기가 연한 바람에 날리며 동네 곳곳을 깔고 있는 광경이다.

진리 앞 2㎞ 떨어져 있는 식도에서 고기를 많이 잡아 파려는 광경인 '식도어가'가 삼경이며 위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망월산(해발 245m)에서 보름달이 떠오르는 모습인 '망봉제월'이 사경이다.

오경은 '봉산출운'으로 새 머리 모양을 한 봉수산(해발 180m) 허리를 흰 구름이 감고 있는 모양이며 위도 앞 칠산바다에서 돛단배가 위도를 향해 만선을 의미하는 오색찬란한 깃발을 휘날리며 돌아오는 모습인 '선소귀범'이 육경이다.

위도에서 20㎞가량 떨어진 왕등도의 '왕등낙조'는 칠경으로 서해의 일경으로 알려질 만큼 탄성을 자아낸다.

마지막 팔경은 진리 앞바다에 만조 광경을 말하는 것으로 만조가 되면 호수 가운데 몇 개의 바위와 몇 그루의 나무가 있는 듯한 절경을 이룬다 해서 '용연창조'라고 부른다.

'위도 여행의 1번지'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곳이 바로 위도해수욕장이다.

위도해수욕장은 마치 소쿠리 안처럼 돼 있고 고운 모래사장, 깊지 않은 수심에 백옥같이 맑은 바닷물을 간직했다.

모래사장에 앉아 있으면 왕등도의 원경이 그림같이 펼쳐지는 낙조는 황홀경을 자아낸다.


꽃무릇은 꽃과 잎이 서로 보지 못한다고 해서 상사화(相思花)라고 불린다. 이 중 꽃이 하얀 상사화 자생지는 세계에서 위도가 유일하다.

그래서 '위도상사화'라는 이름을 따로 가졌다.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위도상사화를 주민들은 '몸부리대'라고 부른다.

부안군은 오는 9월 1∼2일 달빛을 맞으며 세계 유일의 흰색 상사화꽃인 위도상사화가 만발한 자연에서 소중한 사람과 함께 밤새 걸을 수 있는 '고슴도치섬 달빛 보고 밤새 걷기 축제'를 위도 일대에서 연다.

달빛의 추억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위도는 아름다운 경치 못지않게 얘깃거리도 많다. 농어·광어·감성돔·우럭·삼치·민어·장대 등이 많아 짜릿한 손맛을 잊지 못하는 갯바위와 선상 낚시꾼들로 사시사철 붐빈다.


볼거리는 물론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넉넉해 위도는 바다를 온몸으로 즐길 수 있는 섬이다.

▲ 교통편·요금

위도로 가는 배편은 격포항여객터미널을 이용하면 된다. 위도카페리호와 파장금고속페리호가 8차례 왕복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50분. 뱃삯은 편도 9천100원이며 차량 운반비는 중형승용차 기준 1만8천원이다.


▲ 숙박

펜션과 민박 등 숙박업소가 120여 개에 달한다. 특히 백발의 노부부가 직접 내린 커피를 만끽할 수 있는 쉐백(☎063-584-7000)과 위도빌리지(☎063-581-7790), 위도여행스케치(☎063-583-4055)를 추천한다.

자세한 정보는 부안군청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sollens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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