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ICBM 안정·정확성엔 1∼2년 더 필요…이미 억지력은 충분"
美미사일 전문가 "전략·외교·정치적 심각한 함의…한반도 전쟁시 알래스카·하와이도 영향권"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북한이 최근 시험 발사한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에서 안정적이고 정확하게 운용할 수 있으려면 1∼2년 더 걸리겠지만, 지금 수준에서도 자신들에 대한 공격을 억제하는 억지 용도로는 "매우 충분할 수 있다"고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 존 실링 연구원이 말했다.
항공우주연구기관 에어로스페이스 연구원인 그는 5일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당초 북한이 2020년 초쯤 ICBM 능력을 갖출 것으로 생각했었으나 북한이 가진 시간표는 이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매우 가까운 미래에 전략적, 외교적 그리고 정치적으로 심각한 의미를 함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오늘부터 당장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최소한 하와이나 알래스카까지 전화가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 지역의 방위와 안정에 대한 미국의 공약이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닌지 미국의 동맹국들이 의구심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미국 정치 지도부가 머리를 싸매야 하게 됐다고 그는 지적했다.
다만, 미사일은 엔진의 연료 분사기가 단 몇 초만 일찍 또는 늦게 닫혀도 해군기지나 도시 같은 큰 목표물마저 빗나갈 수 있고, 미사일의 탄두 역시 재진입 과정에서 완전히 불타 없어지지는 않더라도 예정 경로 밖으로 튕겨 나가는 일이 많다. 따라서 북한이 선전하는 대로 미국의 특정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을 만큼 확실한 위협이 되려면 "1~2년 더 개발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실링 연구원은 예상했다.
또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이 이미 북한 목표물을 향해 날아드는 긴박한 실전에서 매우 위험스러운 작업인 연료 주입을 비롯해 기동, 발사까지 안정적으로 운용할 능력이 있는지도 아직은 미지수이다.
실링 연구원은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 때 이동식발사차량(TEL)으로 미사일을 이동시키고도 직접 이 차량에서 발사하지 않고, 소형의 일회성 고정발사대로 옮겨 발사하고 이 차량은 발사 전에 멀찌감치 떨어진 곳으로 빼놓은 것에 대해 "발사 시험 실패로 미사일이 폭발할 경우 값비싸고 대체하기 어려운 TEL이 파괴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전에선 북한이 TEL에서 곧바로 발사할 수 있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상당한 정도의 기동성을 갖췄기 때문에 이를 선제타격으로 파괴하기는 그만큼 어렵다고 그는 덧붙였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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