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머리 외상, 노년에 치매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중년에 머리를 다치면(TBI: 외상성 뇌 손상) 노년에 치매가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병원 실험신경외과 교수 라훌 라이 박사 연구팀이 크고 작은 머리 외상으로 입원한 4만여 명(18~65세)을 평균 11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5일 보도했다.
전체 조사대상자 중 약 2만 명은 머리 외상이 가볍고 타박상, 출혈 등이 없어 하루 미만 입원한 뒤 퇴원했고 나머지 2만여 명은 머리 외상이 중등도(moderate) 이상이어서 최소한 3일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았다.
추적 조사 결과는 모든 환자가 치매 발병률이 일반 평균 이상이었고 머리 외상이 심한 사람일수록 치매 발생률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머리 외상이 가벼운 그룹의 치매 발생률은 1.5%, 중등도 이상인 그룹은 3.5%로 나타났다.
연령층별로는 41~50세에 보통 정도 이상의 두부 외상을 당한 그룹이 치매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이들은 외상 정도가 가벼운 그룹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3배 가까이 높았다. 51~60세 그룹은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전에 치매가 발생한 경우는 두부 외상이 보통 이상인 그룹이 40%로 외상이 가벼운 그룹의 26%에 비해 훨씬 많았다.
보기에는 완전히 회복된 것 같아 보이는 사람도 머리 외상으로 인해 높아진 치매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라이 박사는 말했다.
이 결과에 대해 미국 뉴욕 로체스터대학 알츠하이머병 치료-연구-교육 프로그램실장인 안톤 포르스타인손 박사는 외상성 뇌 손상의 영향이 상당히 장기간 또는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유는 두부 외상이 뇌 손상을 보상하는 능력인 이른바 뇌의 '예비능력'(brain reserve) 상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중년 때 두부 외상이 더 위험한 이유는 몇십 년에 걸쳐 진행되는 치매의 과정이 시작되는 시기가 중년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공공과학도서관-의학'(PLoS - Medicine)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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