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열풍'에도 지방은 '찬바람'…청약률 0% 속출(종합)
올해 충북 14곳 중 12곳 청약 미달…미분양 5천433가구로 급증
오송 바이오폴리스 분양률 10% 밑돌아…음성에서 또 청약률 0%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부익부 빈익빈이라더니 지금 부동산 시장이 딱 그래요"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면서 지방 건설업계에서 터져 나오는 푸념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 아파트 분양시장은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에도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방 분양시장은 한파가 닥친 겨울처럼 꽁꽁 얼어붙었다.
청약자가 1명도 없는 '청약률 제로' 현상까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말 충북 경제자유구역인 청주 오송 바이오폴리스에서 D 건설이 첫 분양에 나서 관심을 끌었다.
오송 바이오폴리스는 충북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꼽히는 데다 총 1만1천700여 가구의 아파트가 건설될 예정이어서 D 건설의 성적표에 따라 향후 분양시장을 전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업체가 964가구의 청약을 받은 결과, 2순위까지 포함해도 청약은 335가구에 불과했다. 청약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분양률은 1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는 이미 2개 건설업체가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아 하반기에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충북도는 지역의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 분양 시기 조정 권고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은 충북 대부분 지역이 비슷하다.
음성에서 104가구를 분양한 한 건설업체의 아파트에는 1명도 청약을 신청하지 않아 '청약률 제로'를 기록했다.
지난해 진천과 제천에서 각각 270가구, 740가구를 건설한 건설업체들도 단 한 가구의 청약을 받지 못해 분양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초 청주에서 1천270여 가구 분양에 나섰던 아파트도 2순위까지 청약자가 60여 가구에 불과했고, 옥천에서는 426가구 아파트의 청약자가 39명에 그쳤다. 올해 충북에서 분양한 아파트 14곳 가운데 12곳이 청약 미달 현상을 보였다.
5월 말 현재 충북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5천433가구에 달한다. 지난 2월 미분양 아파트 3천982가구와 비교하면 3개월 만에 1천451가구가 증가한 것이다.
오송 지역의 분양 실패 등으로 미분양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 부동산시장은 정부가 규제에 나설 정도로 뜨겁지만, 충북 등 지방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는 "충북은 지난해와 올해 청주를 중심으로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진 데다 인근 세종에도 신규 분양이 이어져 미분양 물량이 계속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6월 말 기준 미분양 아파트 집계를 마치면 전달보다 100∼200가구 늘 것으로 보인다"며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 주택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건설업체와 분양 시기 조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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